"우리의 '동지'를 더는 잃지 않으려면…기후 범죄를 막자"

조재현 기자 2022. 11.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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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부당할 때 우리는 법을 재판에 회부해야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 국제예술공동기금사업 '한국-네덜란드 교류 협력 프로그램'으로 기획·진행된 '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재판정에 선 법(The Law on Trial)'의 쇼케이스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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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범죄 재판정으로 변한 마포 문화비축기지
쇼케이스 '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재판정에 선 법' 포스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법이 부당할 때 우리는 법을 재판에 회부해야 합니다."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 T4. 과거 거대한 석유탱크였던 이곳에 200ℓ들이 드럼통 수십 개가 놓여있다. 그 위로는 지금은 멸종된 생물이 그려진 피켓이 있다. 하단엔 세계 각국의 언어가 쓰였지만, 뜻은 하나다. '동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 국제예술공동기금사업 '한국-네덜란드 교류 협력 프로그램'으로 기획·진행된 '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재판정에 선 법(The Law on Trial)'의 쇼케이스 현장이다.

이는 기후 위기를 방조한 인간의 법체계를 모의 재판정에 세우는 일종의 다원예술이다. 내년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때는 실제 모의법정을 열 계획이다.

예술위는 암스테르담의 문화예술기관인 '프레이머 프레임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네덜란드 예술가 요나스 스탈, 인도 출신의 법학자이자 변호사·활동가인 라다 드수자의 프로젝트 'CICC'를 과거 석유 저장고였던 문화비축기지 내로 옮겼다. 멸종된 동물의 이미지와 피켓은 기후 범죄의 오래된 역사적 증거다.

CICC는 드수자의 저서 '권리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2018)를 기반으로 드수자와 스탈이 2021년에 설립했다.

이들은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와 기업들을 기소하고자 한다. 이미 프레이머 프레임드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물론 유니레버, 에어버스 등 초국적 기업이 저지른 행위를 재판정에 세웠다. 혐의는 기후 범죄.

검사와 증인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고, 대중은 배심원 역할로 '세대 간 기후 범죄법'에 근거한 평결을 통과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마포비축기지에서 만난 드수자는 "인간 공동체와 문화, 동식물 대량 멸종의 첫 번째 물결은 식민지 시대에 처음으로 나타났다"며 "식민주의는 살아있는 세계를 재산과 상품으로 바꾸었고, 그것은 법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법적 상상인 '세대 간 기후 범죄법'의 비전은 궁극적으로 법이 아닌 정의, 인간과 동물과 식물이 동지들로 모여 세상을 새롭게 재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쇼케이스는 오는 12월4일까지.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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