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피크 차이나
지난달 말 중국 공산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외교부는 국내에서 중국을 연구해온 저명한 학자 5명과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 시진핑 3기가 출범한 직후 앞으로 최소 5년간 경제·사회·정치·외교 등 각 분야에서 중국의 향방을 점치기 위함이었다. 학자들마다 화법은 달랐지만 중국 엘리트 정치 체제가 당분간 큰 문제없이 굴러갈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다.
기실 중국은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주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지만 중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사흘 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 대사는 재차 북한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워싱턴DC에서는 이런 중국이 변곡점을 맞았다고 보는 학자가 늘고 있다. 소위 '피크 차이나' 이론이다. 중국이 정점을 찍었고 이제 내려올 길만 남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정치·외교·군사가 아니라 경제다. 연 10%씩 성장하던 2000년대 후반 중국과 3% 성장을 겨우 맞추는 2022년의 중국은 위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중국 경제는 앞으로 높은 부채, 낮은 취업률, 고령화 등이 맞물려 장기 하강 국면을 맞이할 테고, 미국은 중국이란 위험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이 시간은 더 이상 우리 편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대만 무력 통일에 속도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올해 초 비슷한 연구가 나왔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한중 관계의 지난 30년을 분석해봤더니 한국이 중국에 기술경쟁력과 산업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양국 갈등이 심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쉽게 말해 한국이 중국에 비해 월등한 기술·산업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으로부터 진정한 대접과 존중을 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이제 중요한 건 중국보다 앞서가는 것이다. 그래야 외교도 따라온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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