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파트서 놀면 도둑”…초등생들 협박한 입주자 회장 약식기소

최혜승 기자 2022. 11. 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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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약식 기소
인천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해당 아파트 입주민 회장으로부터 입주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된 초등생 아이가 쓴 글/조선DB

아파트에서 놀고 있는 외부 초등학생들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 입주자 대표회장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최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협박 혐의로 인천 영종도 모 아파트 입주자 대표인 60대 남성 A씨를 벌금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통상 경미한 범죄에 대해 검찰이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 등을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4∼5학년 학생 5명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아이들이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아이들이 기물을 파손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를 인지한 아이들의 부모도 A씨를 맞고소했다.

초등학생 5명의 부모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서 “오히려 A씨가 자녀들을 관리사무실로 데려갈 당시 ‘이 XX, 저 XX’를 운운하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이다, 너희들은 커서 큰 도둑이 될 거다’라는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 중 한 아이가 쓴 글에도 “할아버지가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했다”며 “우리에게 ‘휴대전화와 가방을 놓고 따라오라’며 화를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경찰에 “외부 아이들이 놀이터에 많이 오길래 기물 파손이 우려돼 훈계 차원에서 관리사무실로 데려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들을 관리사무소로 데리고 간 행위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 혐의도 적용했으나, 검찰은 약취죄의 경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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