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년 빚은 염원, 12년 만의 16강…가나 잡아야 계산 나온다
꾸준하게 갈고닦은 '빌드업 축구'로 승리 노려
(도하(카타르)=뉴스1) 이재상 기자 = 4년 간 공들인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일단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우루과이와의 1차전(0-0)에서 벤투호는 희망을 쏘아 올렸다. 선수단 내부적으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하고 지켜보는 이들 역시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이 좋은 분위기를 살려 가나를 쓰러뜨려야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를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른다.
24일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 끝에 승점 1점을 수확한 한국은 반드시 가나를 제압해야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2경기에서 1승1무(승점 4)를 수확한다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물론 패하면, 전망이 어둡다. 마지막 상대는 조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사에서 최초로 다음 대회까지 4년 동안 한결같이 팀을 이끈 사령탑이다.
벤투 감독은 이전까지의 한국 축구와는 다른, 소위 '빌드업 축구'를 이식했다. 많이 뛰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걷어내다 어찌어찌 '한방'을 노리던 형태에서 탈피,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며 전방에서도 강한 압박과 무한 스위칭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지나친 패스만 고집하고 정작 실속은 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6월 A매치 브라질전(1-5 패)에서 봤듯이 강팀을 상대로 한 빌드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벤투와 선수들은 자신들의 방향을 믿었고 외부 목소리에 흔들림 없이 기조를 유지했다.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 본선 뚜껑을 열자 4년간 공들여 준비했던 축구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하던 태극전사들은, 당당하게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마음껏 펼쳐놓았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 공들여 준비한 빌드업 축구를 토대로 삼았다. 그리고 더해 상대 수비 뒤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를 가미하는 전술적인 유연함도 선보였다. 중원에서 반대 방향으로 큼직하게 때려주는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전략에 우루과이 수비수들은 당황하고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가나전은 결과를 통해 꽃을 피워야할 시간이다.
대표팀 간판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지난 27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우루과이전에서 경기력으로 희망을 드렸다면 2차전에서는 결과(승리)로 국민들에게 행복을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 말이 실현되어야 한다.
우루과이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만큼, 한국은 큰 틀에서 비슷한 포메이션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4-2-3-1 포메이션을 쓴다면 최전방에 조규성(전북) 또는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배치되고 2선에 손흥민, 이재성(마인츠), 나상호(서울)가 출전할 전망이다. 특별 제작된 검정 마스크를 쓰고 우루과이전을 풀타임 소화한 손흥민은 가나전도 선발 출전이 확실시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한 황희찬은 다시 결장이 예상되는데, 일단 1차전서 좋은 활약을 펼친 나상호가 다시 한번 측면 공격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나상호 자리에는 이강인(마요르카),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원에는 붙박이 미드필더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경험이 풍부한 정우영(알사드)이 호흡을 맞추고, 포백은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김문환(전북)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과 치료에 집중했던 김민재의 출전 여부가 변수지만, 한국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선발 출전에 무게감이 쏠린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밥)까지 나선다면 우루과이전에서 외신들을 헷갈리게 했던 5명의 '김씨들'이 다시 벤투호의 후방을 책임지게 된다.
한편, '검은 마스크'를 쓰고서 우루과이전 풀타임을 소화, 건재함을 알린 손흥민이 가나전에서 득점을 올린다면 한국 월드컵사의 새로운 역사가 작성된다.
손흥민은 현재까지 박지성, 안정환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서만 3골을 넣어 이 부분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1골만 더 터트린다면 태극전사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을 쓰게 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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