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번엔 실망 안 시킬게”...한국-가나전 앞두고 또 치킨 전쟁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2. 11. 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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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한국 대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한 치킨집에 배달이 밀려든 모습 [사진출처 = 온라인커뮤니티]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권모(49)씨는 28일 오후 4시경 치킨집 문이 열리자마자 치킨 한마리를 배달시켰다.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 가나 경기가 열리는 이날 비까지 내리며 치킨 주문 폭증이 예상돼서다.

권씨는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좋으니 일단 사둬야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며칠 전 우루과이전 때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취소해야만해 오늘은 더욱 서둘렀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9)씨도 마찬가지다. 아침부터 아파트 인근 대형마트에 가 반값 치킨이며 야식거리를 구매해 놓았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때 11살 아들과 치킨을 먹으며 다 같이 응원하려고 했지만 재료 소진으로 주문을 취소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 날 아들이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며 “(아들에게) 이번엔 꼭 실망 안 시키겠다고 약속을 해 아예 오전 장을 본 김에 치킨은 물론 먹거리를 푸짐하게 사놓았다”고 말했다.

28일 열릴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앞두고 ‘치킨 전쟁’이 또 예상되자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치킨 사수’에 나섰다.

지난 24일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치킨 주문 폭증으로 배달이 2~3시간 지연되는 것은 물론 재료가 떨어져 치킨 주문이 취소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치킨 주문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 역시 야식을 배달해 먹기 좋은 저녁 10시에 시작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부터 점심 시간 때부터 치킨을 미리 준비해 놓고 경기 직전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에 데워 먹겠다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왔다. 수요가 많은 치킨 대신 족발, 피자, 떡볶이 등 다른 메뉴를 공략하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가나전과의 경기는 비가 내리는 지역이 많아 길거리 응원보다 집에서 관람하는 ‘집관족’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19만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가입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치킨집 사장님들 사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한 치킨집 사장님은 “우루과이전 때 정말 물 한모금 못 마시며 일 했다”며 “오늘도 너무 바쁠 것 같아 오전 9시부터 나와 준비 중이고, 배달보다는 최대한 포장으로 유도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치킨집을 운영하는 점주는 “우루과이전때는 저녁 8시경 이미 준비한 닭이 모두 다 팔려 난감했다”며 “이번에는 재료를 넉넉히 마련해 만반의 준비를 하려는 중이다”고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앞서 지난 24일 매출이 크게 올랐다.

bhc치킨에 따르면 24일 가맹점 매출이 전월 동일 대비 200% 증가했다. 제너시스 BBQ치킨과 교촌치킨 매출은 각각 170%, 140%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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