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법원장추천제 잡음…단순히 '사법 포퓰리즘' 문제일까

김진아2 기자 입력 2022. 11.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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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 추천제를 두고 다시금 말이 무성한 요즘, 제도 자체보다는 '김명수 사법개혁' '치적 알박기' 등 같은 자극적인 말들에 눈길이 가는 건 기분 탓일까.

법조계 내부에서도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하니 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사법 포퓰리즘'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상기시키며 제도 성과와 장단점 등에 대한 분석을 법원행정처에 요구한 바 있다.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일선 판사들이 직접 법원장 후보들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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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법원장 추천제를 두고 다시금 말이 무성한 요즘, 제도 자체보다는 '김명수 사법개혁' '치적 알박기' 등 같은 자극적인 말들에 눈길이 가는 건 기분 탓일까.

법조계 내부에서도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하니 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사법 포퓰리즘'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상기시키며 제도 성과와 장단점 등에 대한 분석을 법원행정처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신임 대법관까지도 인사청문회에서 제도 관련 재판 지연과 같은 부작용을 언급했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따르는 것이 당연하겠다 싶지만 제도 안착도 이전 비판 여론만 부각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일선 판사들이 직접 법원장 후보들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는 제도다. 각급 법원 판사들이 투표로 후보 1~3명을 선발하면 대법원장이 이 중 법원장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2019년 제도 도입 당시에도 사법의 포퓰리즘화, '법원 인기투표'와 같은 부정적 여론이 컸는데,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법원장 임명이 임박하며 다시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도입 3년이 지난 시점에 제기되는 지적들이 제도 운영에 따른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특정 인물에 대한 비판과 같은 정치적 이슈에만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천제에서 2~4명의 후보가 추려져도 득표순이 아닌 대법원장이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되는데,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시키려는 취지는 무색해지고 되려 재량이 늘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추천제 이전 대법원장이 임명할 수 있는 후보군은 전국 고등법원 부장판사였다. 크게 보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줄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중앙지법 판사는 "추천제가 없었다면 전국 모든 고법 부장을 상대로 법원장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인데, 지금은 한정됐으니 전체 맥락에서 보면 권한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중앙지법원장 후보 다수가 대법원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수석부장판사 출신인 것을 두고 결국 대법원장의 재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법원장을 도와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장판사들이 업무 특성상 법원장에 추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법원 내부에 있기 마련이다.

인사 평정권자인 법원장이나 수석부장판사들이 동료, 선후배들 눈치를 보느라 재판이 지연된다는 비판은 비단 후보추천제 도입에 따른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폐지된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도, 고등·지방법원 법관인사 이원화와 같은 정책 시행의 영향도 지대한 만큼 이 제도만의 병폐로 국한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후보를 노리는 이들이 밥을 사고 법원 내 '인기투표'가 자행된다는 지적은 일정 부분 사실이기에 법조계로선 아픈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인물난'이 아닐까. "현재 후보군이 형성되는 사법연수원 23~24기에서는 이미 법조계를 나가는 등 괜찮은 분들이 많이 안 남아 있어 인물난이 심한 상황이다. '깜'이 안되는 분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는 재경지법 한 부장판사의 말이 되려 설득력을 갖는다.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그의 말이 정답인 듯 하다. 후보추천제 도입 이후 법원 내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수평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다수의 증언만 봐도 제도의 성패를 가늠하기는 이르다.

법원 내부에서 나왔다는 비판론도 결국 폐지보다는 '대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마땅히 나와야 할 건강한 비판을 제도 존폐의 문제로 끌고가는 것이야말로 포퓰리즘의 전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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