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림 그리고 춤도 춘다 …'AI 아트시대' 문화 소비법은 [기고]

2022. 11. 28. 16: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인공지능)가 춤도 춘다. AI는 이미 바둑 대결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춤도 추는 시대까지 왔다.

2016년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에서 4승1패로 이겼다. 바둑 급수도 없는 알파고가 천하의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사람들은 신기하고 놀라기보다 당황스럽고 믿기지 못하는 눈치였다. 구글은 알파고에 이어 AI '딥드림'을 개발했다. 딥드림은 빈센트 반 고흐 화풍을 학습해 사진을 입력하면 고흐가 그린 그림처럼 사진을 바꾼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넥스트 렘브란트'는 렘브란트 그림 345장을 학습해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을 구현해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게임기획자 제이슨 M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에 올랐다.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AI 프로그램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설명문을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이미지로 변환시켜준다.

AI는 춤도 춘다. '3D 기술'로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따라 하고, 입체적으로 안무 유사도를 구별할 수 있다. 이처럼 AI가 산업 전반에 걸쳐 퍼지고 있다. 바둑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어떤 분야로 흐를지 모른다. AI가 놀랄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AI가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면서 창작과 예술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작품인가 아닌가' '창작인가 아닌가'라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예술 감각이 떨어져 흉내조차 못 내던 사람도 AI 아트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AI 미술 프로그램은 몇 개의 단어 또는 간단한 설명만 넣으면 미술 작품 한 편을 뚝딱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와 같은 효과도 발휘한다.

AI가 예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 '창작의 고통'은 없을 것이다. '고통 없이 얻는 게 없다'라는 말처럼 예술 작품은 창작자의 희로애락이 담긴 산물이다.

예술은 무조건 고통이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창작자는 고급 경쟁자가 생겨 창작의 고통이 더할 수 있다. 언젠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 AI 아트가 코앞에 닥쳤으니 반가워할 창작자는 없을 것이다.

AI 아트도 창작의 고통은 있다. 미술 작품을 만들어내려면 개발자가 숱한 자료를 고급 과외하듯 학습시켜야 한다. 창작과 개발은 다르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것은 같다. 단지 창작인가 개발인가로 나눌 뿐이다.

사람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앞으로 AI가 내놓을 예술 작품에 관한 호기심과 저작권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생겼다. 문화 소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맞이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임찬 투비소프트 사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