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내년 한국 경제 '저성장 늪'…국내외 기관 줄줄이 '1%대 전망'

송연순 기자 2022. 11. 28. 1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성장률 0.3%…OECD 평균 밑돌아
정부, 전망치 1%대로 하향 조정 방안도 검토
한국은행 경제전망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위기'에 경제 주력 엔진인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28일 한국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속보치) 성장했다. 이는 OECD 평균인 0.4%를 밑도는 성장률이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부진한 데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성장률 발목을 잡았다.

한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OECD 평균 이하를 기록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1분기 0.6%, 2분기 0.7%로 각각 OECD 회원국 평균인 0.3%와 0.5%보다 높았지만 3분기 들어 역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OECD 성장률 평균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지난 1996년 OECD 가입 이후 1998년과 2021년 등 총 2번 경제 성장률이 회원 평균치를 하회했다. 1998년은 IMF 외환위기의 영향이었고,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이를 제외하면 큰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경제가 OECD 평균 성장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 될 것이라는 게 OECD의 관측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 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외 주요 기관은 이미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줄줄이 내리고 있다.

OECD는 기존 2.2% 전망치를 지난달 27일 1.8%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존 2.1% 전망치를 1.7%로 0.4%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3% 전망치를 1.8%로 내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한국경제연구원은 각각 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 전망치를 제시한 상태다. ING은행은 내년 한국 성장률이 0.6%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세계경제와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기존의 2.2%를 유지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전망치는 0.3%에서 0.5%로 0.2% 포인트 올려 잡았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이 이어지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줄줄이 하향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다음 달 내놓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중하순께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는데 이를 이번에 1%대로 내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대 성장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역성장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성장을 이끌던 수출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비용은 오르고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의 가격은 하락하면서,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 6800만 달러(약 54조 3000억 원)로 불어나면서 4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방역지침 완화 등으로 내수 경기 진작을 이끌던 민간 소비도 고물가·고금리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 시 소비는 더 약화되고, 성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은은 올해 모두 일곱 번 금리를 인상했으며, 이중 두 차례 빅 스텝(한 번에 0.5% 인상)을 단행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