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0대 형제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부채 상환 어려움 겪은 듯”

고석태 기자 2022. 11. 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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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인천시 서구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과 함께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혼수상태로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빌라 현관 전경./연합뉴스

인천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10대 형제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다. 2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고등학생 A군과 그의 동생 B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또 “외압에 의해 질식사한 흔적은 없다”며 “수면제 복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정밀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설명했다. 이들 10대 형제의 40대 부모는 현재 뇌사 상태다.

경찰은 A군 일가족이 평소 생활고를 겪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채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A군 일가족이 거주하는 빌라의 시세는 1억4000만∼1억5000만원 가량이며 A군 부모의 소유로 확인됐지만 1억2000여만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로 일해온 A군의 부친 C씨는 현재까지 4대 보험료를 연체하거나 미납한 적은 없으며, 월 소득도 400만원 초반대로 4인 가구 중위 소득의 80%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A군 가정이 제2금융권 등에 적지 않은 부채가 있었으며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3인 A군과 고1 나이의 B군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41분쯤 인천시 서구 한 빌라에서 40대 부모와 함께 쓰러져 있다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형제는 숨진 상태였고 이들의 부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뇌사 상태다.

A군이 다닌 특성화고 교사는 당일 현장 실습에 제자가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112에 신고했다. 빌라 안에서는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인천 서구청은 A군 가정에 대해 긴급 의료비 및 장례비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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