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4년 만에 저문 벨기에 황금세대…더브라위너 "너무 늙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화력을 뽐냈던 벨기에가 진땀승에, 충격패까지 당하며 졸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4년 전 당시 벨기에는 9골을 몰아넣는 등 화려한 공격 축구를 펼쳤습니다.

실점은 단 2점에 그치며,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이어 16강에서 일본에 0-2로 뒤지다가 후반에만 극적으로 3골을 휘몰아치며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8강에 진출한 벨기에는 '삼바축구' 브라질의 위용에도 눌리지 않았습니다.

벨기에는 브라질에 2-1로 이기며 1986년 멕시코 대회 이래 두 번째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습니다.

3·4위전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2-0으로 격파한 벨기에는 3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황금 세대의 전성기를 열어젖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4년 만에 벨기에는 폭삭 늙어버렸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벨기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약체 캐나다를 1-0으로 제압했지만 모로코에 0-2로 완패해 순식간에 조 1위에서 3위로 추락했습니다.

로멜루 루카쿠(29·인터밀란)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제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 탓에 벨기에의 창끝은 더욱 무딘 상태입니다.

특히 주전 선수들이 노쇠해 체력에서 경쟁 팀에 밀리는 게 가장 큰 부진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기록업체 옵타에 따르면, 벨기에는 이번 대회 캐나다와 모로코전에 평균 연령 각각 30세 181일, 30세 177일의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냈습니다.

이 경기를 포함해 옵타가 수집한 이번 대회 27경기 선발 출전 선수 나이를 봤더니 평균 연령 30세를 넘은 선발 출전 라인업을 두 번이나 짠 팀은 벨기에뿐이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벨기에 스쿼드 26명 중 30대 미만 선수는 15명이나 있지만, 대부분 주전이 아닌 교체 멤버일 뿐입니다.

20대 '영건' 공격수가 대회 초반 크게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 벨기에 주전들의 나이는 상대적으로 더욱 늙어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패배감입니다.

벨기에의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시티)는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너무 늙었고, 2018년 러시아 대회가 우승의 적기였다"고 언급한 것도 팀에 썩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배준우 기자ga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