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피부 보정에 태클 걸어도 범접 불가 대박 조짐('재벌집 막내아들)

최영균 칼럼니스트 2022. 11. 28. 14: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드컵과 맞서는 ‘재벌집 막내아들’, 2020년대의 ‘제빵왕 김탁구’ 되나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확실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첫 선을 보인 후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이하 닐슨코리아)를 돌파했고 방송 2주차에도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3회라는 파격 편성으로 승부를 건 JTBC는 모처럼 히트작을 낳으면서 올해 계속된 드라마 부진을 확실히 털어낼 분위기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주연 송중기가 흙수저 집안 출신으로 재벌 회사에 다니다 살해당한 후 그 재벌 가문의 막내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환타지 드라마다. 환생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흙수저가 재벌이 되는 인생역전 스토리는 드라마팬들을 끌어 모으는 대표적인 성공 공식 중 하나답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높은 시청률은 월드컵 기간 중이라 더욱 돋보인다.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아직 진행 중이고 아시아 팀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시청률 성적을 높여가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현재의 시청률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면 2020년대의 <제빵왕 김탁구>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제빵왕 김탁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동안 방송을 시작해 대회 기간 20%에서 30%대로 시청률을 상승시킨 후 월드컵 폐막 후인 최종회에서는 50%를 넘겨 역사적인 히트작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다.

당시 한국대표팀이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은 2002년 못지않게 드높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결국 역사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제빵왕 김탁구> 외에도 종종 월드컵 기간 드라마 히트작이 나왔다.

축구에 관심이 없거나 축구와 드라마를 같이 즐기는 시청자들 수도 상당해 특별한 호소력을 갖춘 드라마가 이들을 결집하면 대박으로 이어지고는 했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 기간에 방송된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갔으니 드라마가 월드컵과 경쟁에서 버텨내기 쉽지 않은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5회를 마친 시점에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월드컵과의 경쟁을 이겨냈다고 하기는 다소 부족하다. 대한민국-우루과이 조별리그 경기의 경우 중계를 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청률을 합치면 40% 정도이기 때문이다.

시청률 하향 현상의 심화로 드라마 시청률 20% 넘기기가 점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돼가는 요즘, 드라마가 한국전 시청률 합계를 이길 수는 없어 보인다. 다만 우루과이전에서 방송사 중 1위를 차지한 MBC가 18%인데 <재벌집 막내아들>이 이에 근접하거나 넘어선다면 월드컵과 맞붙어 선전했다고 평가해볼 만도 할 듯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월드컵과 경쟁을 해볼 만한 드라마다. 환생해 대한항공 폭파사건의 날짜와 편명을 기억하거나 서울 법대에 수석 합격하는 경우처럼 아무리 미래를 알고 과거로 왔다고 해도 비현실적인 설정이 종종 등장하고 20대 초반으로 등장하는 송중기의 피부 보정이 과도한 것 같은 시빗거리가 없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스포츠의 올스타팀처럼 드라마의 여러 성공 공식이 모여 드라마를 꽉 채우고 있다. 일단 송중기와, 재벌회장 할아버지로 나오는 이성민을 비롯해 출연자 대부분의 연기가 빼어나 드라마에 몰입을 쉽게 만든다. 서사의 다양한 성공공식들도 종합선물세트처럼 <재벌집 막내아들>을 풍성히 채우고 있다.

흙수저에서 재벌로 변신해 원하던 것을 해볼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 라인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기제 중 시작에 불과하다. 이 신데렐라 스토리에 '미래를 아는 자'의 재미가 결합돼 있다. 송중기는 흙수저로 현재를 살고 그 기억을 가진 채 재벌 가문에 1970년대로 추정되는 시점의 어린아이로 환생한다.

흙수저 시절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보여줬던 꼼꼼하고 폭넓은 기억력은 과거로 환생한 후 미래의 중대사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이를 활용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한없이 극대화한다. 다시 재벌로 태어나 주어진 돈만 쓰는 내용이면 재미가 단조롭겠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의 송중기에게는 개인의 분투와 성취가 있어 더 흥미롭다.

여기에 과거 드라마 <영웅시대>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이 입증된 한국 재벌가 성공 스토리도 덧붙여져 있다. 초반 재벌가의 화려한 삶을 송중기가 개인화하기 위해 달려가던 드라마는 4회부터는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에 대한 휴머니즘까지 등장한다.

송중기가 재벌가에 환생한 후 할아버지 회장 이성민의 사랑을 받아 후계자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쪽으로 예상되던 스토리가 힘을 키워 할아버지와 거듭 대립하는 구도로 가는 반전 전개가 주는 감칠맛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성공 공식들이 풍부하게 결합돼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는 추리와 복수극, 그리고 신현빈과의 러브라인은 시작하지도 않아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이야깃거리들도 풍부하다.

매력적인 서사들이 잘 결합된 <재벌집 막내아들>은 진행 템포가 빠르고 에피소드들도 역동적이기까지 하다. 마치 전력이 잘 짜인 월드컵 참가팀을 연상시킨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월드컵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승전보를 알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월드컵 경기 시청만큼이나 흥미로울 듯하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JTBC, KBS]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