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유럽 축구···강세와 약세 사이
한창 진행중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세계 축구의 중심을 자처하는 유럽 국가들이 고전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약체라고 생각됐던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진에 흔들리고 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았다. 유럽 국가들이 조별리그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팀을 만나 거둔 성적은 10승3무3패였다. 유럽 국가들 중 최약체로 분류됐던 아이슬란드가 나이지리아에 0-2로 패했고, 폴란드가 세네갈에 1-2로 무너졌다. 그리고 나머지 1패는 한국이 독일을 꺾은 ‘카잔의 기적’이다. 심지어 30골을 넣고 16골만 내줘 득점과 실점의 차이가 거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겉으로 보기에는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현지시간으로 27일까지 유럽과 아시아·아프리카 팀들의 대결은 총 11번이 있었고 유럽 국가들이 6승2무3패로 우위를 점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아프리카 팀들을 상대로 기록한 득점은 19골. 반면 실점은 11골이나 됐다. 심지어 이란을 상대로 6-2로 이긴 잉글랜드, 호주를 4-1로 완파한 프랑스를 제외할 경우 득점은 9골, 실점은 8골로 그 차이가 크지 않다. 일본에 1-2로 패한 독일, 모로코에 0-2로 무너진 벨기에 등 이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이다. 유럽 리그들은 한창 시즌중일 때다. 월드컵으로 인해 빡빡해진 일정을 모두 소화하느라 지친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여기에 낮은 덥고 밤은 선선한 카타르의 겨울 날씨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과 기후 적응만으로 유럽이 아시아·아프리카에 고전하는 것을 다 설명할 순 없다. 프랑스나 잉글랜드처럼 강한 면모를 보인 팀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9월에 유럽축구연맹(UEFA)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켰다. 2년마다 열리는 네이션스리그는 FIFA가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린다.
수준 높은 유럽 국가들끼리 맞대결을 펼치다보니 명승부가 쏟아져 나오고 관심도 또한 높다. 하지만 이는 다른 대륙 국가들의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없앤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직력을 끌어올려 단단히 무장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은 수없이 노출된 유럽 국가들의 전력, 전술을 보고 충분히 대비할 시간을 갖출 수 있었다. 반대로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의 정보 수집은 물론, 실전 경험을 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4강을 유럽 국가들이 전부 장악했던 러시아 월드컵 때,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을 확정한 유럽 국가는 총 5개국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힘든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는 27일 기준으로 프랑스만이 16강을 확정했다.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로 인해 B조, C조, E조 등 죽음의 조도 무수히 속출하고 있다. 조별리그가 모두 끝나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현 시점의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아프리카의 거센 공세 속에서 강한 듯 하면서도 흔들리는 것처럼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하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94년생 아니었다…‘93년생’ 한소희, 실제 나이 속였던 이유
- [공식] 김예지, 테슬라 앰배서더 됐다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안영미, ‘젖년이’ 패러디→욕설 논란 후 의미심장 SNS…접시 위 얼굴
- 홍진경, 조세호 축의금 얼마했나 봤더니 “120만 원 이상” (차은수)
- [스경X이슈] ‘소속 아티스트’ 승관의 ‘일갈’··· 하이브, 고개 숙였다
- [전문] ‘성매매 의혹’ 최민환, 활동 잠정 중단…FT아일랜드 2인 체제
- [종합] ‘마약 누명’ 지드래곤 “위험한 생각할 뻔” (유퀴즈)
-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 모두 인정한 황의조, 리그 복귀 후 2경기 만에 3호 골···시즌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