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의 갈림길’ 여자골퍼 30세 ··· ‘나이’ 이길 수 있는 무기는 ‘노력’ 뿐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국내 여자 골프 무대에서도 30대 선수는 경쟁력이 그리 크지 않다. 내년 시드권 유지 성적인 상금랭킹 60위 이내 30대 선수는 36위 안송이(32), 37위 곽보미(30), 49위 안선주(35), 51위 정연주(30), 그리고 59위 김지현(31)까지 5명에 불과했다. 2022 KLPGA 상금랭킹 30위 이내에는 30대 선수 단 한명도 이름 올리지 못했다.
여자 프로골퍼에게 30세는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일찌감치 조로해 30세도 되기 전에 경쟁의 무대에서 사라지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더 뜨거운 샷을 날리는 선수도 간혹 있다. 여자골퍼 30세가 되면 ‘롱런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여자골퍼들은 남자선수들에 비해 롱런하는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 20대에 반짝했다가 30대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하향 곡선을 그리며 무대에서 사라진 톱골퍼들이 무수히 많았다. 30대에 아예 ‘은퇴 선언’을 하는 톱골퍼들도 많다.
LPGA를 지배했던 한국 여자골퍼들도 30대로 접어들면서 시련의 시기를 맞는 사례가 꽤 있다. 20대 때 눈부신 활약을 하다가도 30세가 되면 불꽃이 확 사그라들고는 했다. 30세가 돼서도 불꽃 샷을 날리던 한국 여자골프의 황금세대 ‘1988년생’들도 이제는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이다. ‘용의 기운’을 타고난 1988년생들 중에서도 선봉장 역할을 했던 박인비도 최근 샷이 많이 무뎌졌다. 김하늘은 은퇴를 택했고 일본에서 혁혁한 성공을 거뒀던 88년생 신지애나 이보미도 이제는 힘을 많이 잃었다. LPGA 9승의 최나연(35)도 30대로 접어 들면서 슬럼프에 빠지더니 결국 올해 은퇴의 길을 선택했다. 최나연은 “샷도 잘 안맞는데, 더 이상 ‘감정 노동’을 계속하기가 벅차다고 느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그만큼 30대로 접어들면서 이래저래 힘들었다는 얘기다.
물론 30대에 오히려 꽃을 피운 선수들도 없지 않다.
최나연 보다 1살 많은 LPGA 한국여자골퍼 ‘맏언니’ 지은희(36)가 대표적이다. 지은희는 올해 5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을 썼다. 우승할 당시 나이는 정확히 ‘36세 17일’이었다. 통산 6승의 지은희는 4승을 30세 이후 달성했다. 올해 대한민국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지은희는 “후배들이 오래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한두 명씩 떠나니 슬프다”고 했다.
올해 KLPGA 시즌 최종전에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준 안송이(32)도 30세 이후 만개한 ‘꽃송이’가 된 선수다. 안송이는 만 30세이던 2019년,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프로가 된 지 10년, 대회 수로는 237번째 만에 생애 첫승을 거뒀다. 31세 이던 2020년에도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도 상금랭킹 60위에 머물러 시드를 잃을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지만 시즌 최종전에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30대 선수 중 최고 상금순위인 36위에 올랐다.
30대에도 지치지 않는 샷을 날린 여자골퍼 중 최고는 단연 영원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일 것이다. LPGA 투어 72승 중 54승을 30세 이후에 거뒀고 메이저 왕관 10개 중 8개를 30대에 썼다. 소렌스탐이야말로 ‘노력’은 ‘나이’를 이길 수 있는 무기라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준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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