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세 꺾인 일본, 위기 느낀 베테랑들 "흐름 못 바꾸면 끝장"

독일 잡았던 일본, 코스타리카에 0-1 패배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1차전에서 독일을 꺾은 기세를 잇지 못하고 코스타리카에 패배, 16강 진출이 쉽지 않아진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노장들의 침착한 리더십이다.

일본 대표팀의 베테랑 나가토모 유토(FC도쿄)는 하락세를 빨리 바꿔내겠다고 다짐했고 요시다 마야(샬케)는 낙담하지 않고 이전과 변함없는 마음으로 다음 경기 승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졌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6분 케이셔 풀러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앞서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신바람을 냈던 일본은 코스타리카와 함께 나란히 1승1패(승점 3)가 됐다. 조별리그 3차전 상대가 강호 스페인이라 16강을 자신할 수 없는 처지다.

이날 일본은 내내 경기를 주도하고도 단 한 번 내준 유효 슈팅에서 실점을 허용,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특히 일본의 핵심 수비수인 요시다는 풀러의 슈팅 장면에서 다소 늦은 판단을 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요시다는 경기 후 "독일전 승리 때문에 코스타리카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는 생각했다"며 어렵게 입을 연 뒤 "경험상 이런 경기가 더 잘 풀리지 않는다. 알고 있었음에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전개가 그대로 일어난 게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요시다는 "다만 아직 우리는 아무 것도 잃지도 얻지도 않았다. 마지막 상대는 강호 스페인이지만 변함없이 승점을 얻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3차전 출사표를 바쳤다.

이 경기서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성공적인 결과를 낸 독일전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의 선수를 교체,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요시다는 "어차피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면 여러 선수들이 뛰어줘야 하고, 1~2명이 아닌 많은 선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선수 변화는) 꼭 필요했다"고 사령탑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베테랑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 역시 "코스타리카가 조금도 앞으로 나오지 않고 블록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진흙탕 속 축구에서 우리는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번이 4번째 월드컵으로, 경험이 많은 그는 무엇보다 한 번 꺾인 팀 흐름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월드컵을 돌아보면, 분위기가 꺾였을 때 흐름을 바꾸지 못해 힘들었다. 이렇게 하락세인 상태에서 대회가 끝나면 끝장이다. 다음 경기에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분위기를 바꿔내야 한다. 그래야 다음(16강)이 있다"고 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