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팬들, “4년 전 외질에게 어떻게 했지” 독일축구 이중성 비판

김경호 기자 2022. 11. 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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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르 관중들이 28일 2022 카타르 월드컵 독일-스페인전에서 전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메수트 외질의 사진과 스케치를 들고나와 입틀어막기 제스처를 재현하며 독일 축구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알 코호르|AP 연합뉴스

카타르 축구팬들이 4년전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전 독일 공격수 메수트 외질의 사진을 들고 독일 대표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카타르 팬들은 28일 카타르 알 코호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예선 2차전 독일-스페인 전에 외질의 사진과 인물 스케치를 들고 나와 독일 대표팀을 향해 시위를 벌였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포효하는 외질의 사진과 대조적으로 인물화 속의 외질은 한쪽 눈이 부은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적지않은 팬들이 준비한 ‘외질 시위’는 지난 23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의 인권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의 입틀어막기 퍼포먼스를 벌인데 대한 항의 표시다. 독일 대표팀은 카타르의 성소수자, 여성등에 대한 인권탄압을 비판하기 위해 유럽 7개국 팀들과 함께 ‘원 러브’를 표시한 무지개 완장을 찰 계획이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해 제지당하자 경기전 기념촬영에서 모두 입을 틀어막는 제스처로 시위했다.

자국내 인권문제를 거론한 독일 대표팀의 단체행동에 발끈한 카타르 팬들은 이날 대조적인 표정의 외질 사진과 스케치를 들고나와 입을 틀어막는 제스처를 연출했다. 외질이 2018년 독일 월드컵 당시 희생양이 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내로남불’을 비꼬은 것이다.

튀르키예 이민자 출신인 외질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대회전 튀르키예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가 정체성이 의심된다며 공격을 받았고, 독일이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에는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시련을 겪었다.

“경기에 이기면 나는 독일인이고, 지면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가 된다”며 당시 팬, 축구협회, 미디어를 향해 쓴 소리를 한 외질은 러시아 월드컵 직후 독일 축구협회 수뇌부를 비판하며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당시 대표팀의 올리버 비어호프 단장과 축구협회장인 라인하르트 그린델도 외질을 보호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린델 회장은 나중에 “외질을 더 많이 지지해줬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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