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 ‘윤석열표 예산 삭감안’ 에 속수무책… 국정과제 줄줄이 좌초 위기

조재연 기자 2022. 11. 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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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옳지 않은 예산을 삭감한 민주당의 수정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라고 밝히면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을 겨냥해 "원안을 통과시키든 아니면 부결을 해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태도로 보인다"며 민주당 수정안의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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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 2023년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28일 오전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주요 예산을 삭감한 수정안의 단독 처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 여당,거야 단독처리 예고에 비상

이재명 “옳지않은 예산 삭감한

수정안 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

청와대 · SMR 관련사업 일제히 제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옳지 않은 예산을 삭감한 민주당의 수정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라고 밝히면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가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힘으로 감액은 가능하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 예산을 삭감한 수정 예산안 단독 처리에 나설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업은 줄줄이 좌초할 위기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을 겨냥해 “원안을 통과시키든 아니면 부결을 해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태도로 보인다”며 민주당 수정안의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민주당은 상임위별 예비심사 과정에서 ‘윤석열표 예산 감액’ ‘이재명표 예산 증액’ 기조를 일관되게 보여줬다.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 사업 예산, 청와대 개방·활용 예산,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감액 심사를 진행 중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도 정부 예비비와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SMR 등 핵심 예산 상당수가 여야 이견으로 보류됐다. 이 대표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 중인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초부자감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무리하게 감액 시도를 하는 것은 ‘이재명표 예산’을 증액할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증액 사업은 6조 원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이다. 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은 다가구매입임대(2조5723억 원)·전세임대(1조208억 원)·행복주택(6147억 원) 등 임대주택 관련 예산 6조7471억4000만 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분양주택 등에서는 1조1693억 원을 감액했다. 해당 예산안을 의결할 때 국민의힘 의원 12명은 불참했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국토부 관계자들도 전원 참석하지 않았다.

이렇게 의결된 예산안은 예결특위로 넘어간 뒤에도 절차 위반이 문제가 됐다. 25일 예결특위 예산소위에서 여당 간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 다른 상임위는 전 여야 간 합의를 하거나 상임위가 의결하지 않고 예산소위 심사를 해 왔지만, 정무위와 국토위에서만 헌법 57조를 위반한 의결서를 예산소위에 송부해 왔다”고 말했다. 헌법 57조는 국회가 정부 동의 없이 지출을 증액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넣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여야 공방으로 예산소위는 일단 산회하고 28일 회의를 재개했지만, 이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나서 당장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예결위원은 “민주당이 수적 우세를 발판 삼아 밀어붙일 경우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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