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회사채 위기 악화와 ‘한전 블랙홀’

2022. 11. 28. 1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다.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자 기업들은 모회사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등급 끌어올리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등을 이용한 산업은행 등 정부 기관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및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을 받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을 활용하고,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최소한 50조 원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추가 지원 방안까지 내놨으나, 회사채(신용등급 AA- 3년물)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뜻하는 신용 스프레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냉랭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AA등급 이상 우량 채권은 금리를 높이고,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는 아예 BBB등급 채권으로 눈을 돌려 신용이 중간 수준인 A등급 채권은 샌드위치 신세가 돼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자 기업들은 모회사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등급 끌어올리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등을 이용한 산업은행 등 정부 기관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및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을 받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을 활용하고,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재무 상태가 건전한 모회사의 직접 지원이나 신용도 보강을 받기도 한다.

회사채 시장 자금 경색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발행 금리를 높이면서 이미 25조 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해 시중 자금의 블랙홀이 된 한전의 자금 수요는 한전의 불합리한 수익 구조 탓이어서 근본적 해결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한전채 발행을 일단 은행 대출로 돌렸으나, 예금과 은행채로 대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된 은행은 부담스럽다. 올해에만 3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한전의 영업적자는 대주주인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낮춰 산은이 기업 대출 등 위험자산을 줄이게 돼 여러모로 시장에 부담을 준다.

줄지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 발행으로 자금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자금 가수요까지 가세해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 위기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반면에 5%가 넘는 예금금리로 위험자산 투자 기피 현상이 만연하며 회사채 시장의 자금 유입은 요원하다. 경제 전망은 하향 조정되고, 기업 체감경기도 위축되고 있어 시장에 충격적일 정도의 대량 자금 지원이 당장 필요하다.

정부도 국고채 발행 물량을 대폭 줄이면서 꾸준히 대책을 내놓고는 있다. 한국은행은 국채나 정부보증채에 더해 은행과 공공기관 채권도 담보로 인정해 시중은행 대출을 늘렸다. 증권사 보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착수했다. 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 적극 참여, 은행채 발행 자제 등 유동성 공급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신용 스프레드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가시적 효과를 거두려면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건전성 회복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통해, 공공부문의 채권 공급이 금리를 올려 민간부문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신속 과감하게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 필요한 현장에 충분한 자금이 제대로 투입되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 일단 부도 기업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연쇄 파산으로 걷잡을 수 없게 된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