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李의 민주당 3개월… 私黨化 심각하다

2022. 11. 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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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지만,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한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겨냥해 "언제든지 털어보라"며 강공으로 전환하자 이에 부응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나는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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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3개월 전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지만,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한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들이 잇달아 구속됨으로써 이 대표 자신도 미구에 강제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를 공산이 커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 대표의 방탄 역할을 맡아온 민주당 또한 함께 배척당할 위험에 노출됐다. 수사와 이후의 재판 과정에서 혐의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민주당은 상당히 견고한 지지층에도 불구하고 다음 총선에서 크게 패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민주당 일각에서 이 대표의 직접 설명과 해명을 촉구하거나 심지어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아직은 ‘광야의 외로운 외침’에 그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겨냥해 “언제든지 털어보라”며 강공으로 전환하자 이에 부응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나는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처럼 ‘이재명과 더불어’를 외치는 소리가 여전히 울림이 크다.

위험자산이라면 손절하는 게 상식인데 왜 민주당은 그러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의 사당(私黨)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두려워 이재명은 대선 낙선 석 달 만에 불체포 특권을 노리고 보궐선거에 나서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호벽을 설치하기 위해 민주당 대표로 나섰다. 이후 검찰이 기소해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당헌도 방탄형으로 고쳤다. 민주당이 이재명에게 볼모로 잡힌 것은 무엇보다도 이 때문이다. 2024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 사람들은 당 대표의 공천권 앞에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다.

한 언론인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는 ‘더불어’만 있고 ‘민주’가 없다고 평했다. 촌철살인의 한마디다. 사당화한 정당은 민주적이지 않다. 민주주의에도 기여하지 못한다. 민주주의 연구의 대가 고(故) 로버트 달 예일대 교수는 민주주의를 ‘평등하게 간주되는 시민의 선호에 부응하는’ 정치체제라고 정의했다. 많은 민주국가는 시민 선호의 평등하고 자유로운 표현과 전달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대부분도 이를 위한 것이다.

민주체제에서 정당이 의미를 갖는 것은 정책 대안의 개발, 공직 후보의 추천과 같이 시민 선호를 결집하고 전달하는 공공적 기능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민주국가가 정당 운영비나 선거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자 출신의 전 국회의원이 27일 “개인이 완벽하게 사유화한 민주당에 국민이 왜 수백억 원의 정당보조금을 세금으로 줘야 하나” 하고 의문을 제기한 것도 이런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성을 회복하려면 그 첫 번째 과제는 사당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동안의 행적에 비춰 이 대표의 용퇴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에 의한 변화도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동력은 깨인 공중, 특히 일반 당원과 지지자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이 의원들을 압박하고 이들이 다시 대표를 압박할 때 ‘민주’도 되찾고 민주적 기능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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