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세밀하고 유려한 문양… 美 보스턴 조선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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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조선 전기의 약사십이신장도(藥師十二神將圖·사진)는 보스턴 출신의 역사학자 헨리 애덤스(Henry Adams·1838∼1918)의 후손이 1919년에 기증한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는 약사여래(藥師如來)와 일광보살(日光菩薩), 월광보살(月光菩薩)의 삼존이 큼직하게 배치됐고, 좌우에는 12명의 신장이 약사여래 삼존을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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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조선 전기의 약사십이신장도(藥師十二神將圖·사진)는 보스턴 출신의 역사학자 헨리 애덤스(Henry Adams·1838∼1918)의 후손이 1919년에 기증한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는 약사여래(藥師如來)와 일광보살(日光菩薩), 월광보살(月光菩薩)의 삼존이 큼직하게 배치됐고, 좌우에는 12명의 신장이 약사여래 삼존을 둘러싸고 있다. 약사여래는 오른손을 어깨높이까지 들어 올리고, 왼손에는 약호(藥壺)를 든 채 수미대좌 위의 연꽃대좌에 결가부좌했는데, 둥근 얼굴에 유난히 작은 이목구비와 높은 육계(肉계)가 특징적이다. 좌우 협시인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은 붉은 해와 흰 달이 묘사된 보관을 쓰고 합장했으며, 12신장은 깃털 장식이 달린 투구를 쓴 채 창 또는 화살과 칼 등을 들거나 합장하고 서 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과 암녹색, 군청색이 주를 이루면서 갈색 계열의 안료를 사용해 화면이 다소 어두워 보이지만, 금니를 사용해 찬란한 느낌을 준다. 이 약사십이신장도는 대비(大妃)가 주상전하의 수명장수를 기원해 발원했으며, 채화(彩畵) 석가수도회도(釋迦修道會圖) 2점 및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 1점, 순금화 치성광회도(熾星光會圖) 1점과 함께 제작됐다고 한다. 약사여래의 얼굴과 착의법, 대좌의 형태, 화기의 내용과 구성이 16세기 중반 문정왕후(文定王后)가 발원하고 보우대사(普雨大師)가 발문을 쓴 불화들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 대비는 인종의 비 인성왕후(仁聖王后)로 추정된다. 장대하면서 부푼 듯한 신체 표현, 둥글넓적한 얼굴, 작은 이목구비, 뾰족한 육계 등 16세기 왕실 발원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의 하나로, 세밀한 문양과 유려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는 16세기 불화 가운데서도 수작으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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