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탐사 두둔한 김어준 “한동훈 집에 들어간 것도 아니지 않나”
친민주당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 취재진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택 앞을 찾아간 것을 두고 “(집에)들어간 건 아니지 않냐”며 더탐사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씨는 28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더탐사가 한 장관의 자택을 찾아가 생방송을 진행한 것을 언급했다. 이어 김씨는 “집 앞에 왔다는 거 아니냐. 가겠다고 사전 예고도 하고. 언론의 이런 취재방식, 집 앞으로 찾아가는 거 비판받을 때 있다. (만약)상대가 힘없는 개인이라고 하면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그런데 그 대상이 한동훈 장관이라는 권력자라면 이건 취재의 일환으로 용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한 장관에게)접근할 수 없다”며 “(한 장관은)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라고도 했다. 또 김씨는 “(더탐사가 한 장관 자택 안으로)들어간 건 아니지 않냐”며 더탐사 측의 행동이 주거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며 더탐사를 비판했다. 이어 “더탐사란 매체를 보진 않았지만 언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불법 천지를 휘젓고 다니는 폭력배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한 장관 집 안에 가족들이 있었다는 것 아니냐. 얼마나 무서웠겠나”라며 “밖에서 떠들면서 도어락을 해제하려는 시도는 불법적인 주거침입행위에 해당하고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당국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에서도 더탐사의 행위가 무리수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변호사 출신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근무지는 (기자들이) 기다릴 수 있다. 압수수색할 때는 집 앞에서 기다리는 것도 또 모르겠다”며 “평소에 (집 앞에서) 기다리는 건 오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 부원장은 “공동현관문은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줬다면 (처벌하기) 애매할 수 있다”면서도 “비밀번호 도어락을 눌렀을 때 이미 주거침입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어찌 보면 허가 안 받고 누른 것 아니냐”며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제가 봐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더탐사 취재진은 전날 오후 1시 30분쯤 한 장관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를 찾아갔다.
이들은 아파트 공동 현관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장관의 거주층으로 올라간 뒤 현관문 앞에서 여러 차례 “한 장관님 계시냐” “더탐사에서 취재하러 나왔다”고 외쳤다. 현관문의 도어락을 누르거나 문 앞에 놓인 택배물을 살펴보기도 했다. 당시 자택 안에는 한 장관 부인과 자녀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 측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다. 한 장관은 전날 더탐사 취재진을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더탐사는 한 장관이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한 매체다. 하지만 최근 술자리를 목격했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이라며 “술자리에서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을 본 적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탐사는 한 장관의 퇴근길 승용차를 뒤쫓은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에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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