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소득 은퇴자에게 더 가혹한 종부세

입력 2022. 11. 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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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 23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의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27일 공개한 '소득 구간별 종부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1주택자 중 연 소득이 1000만원 이하이면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올해 5만148명(21.8%)에 달했다.

최저임금(올해 시급 9160원)을 연봉으로 환산한 금액 2297만원에도 못 미치는 돈을 벌면서 종부세를 내야 하는 1주택자가 올해 3명 중 1명꼴(31.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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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 23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의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연 2000만원 이하 소득자였다. 문재인 정부가 종부세 인상을 추진할 당시 제기됐던 저소득 은퇴자의 세 부담 증가가 마침내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기획재정부가 27일 공개한 ‘소득 구간별 종부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1주택자 중 연 소득이 1000만원 이하이면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올해 5만148명(21.8%)에 달했다. 최저임금(올해 시급 9160원)을 연봉으로 환산한 금액 2297만원에도 못 미치는 돈을 벌면서 종부세를 내야 하는 1주택자가 올해 3명 중 1명꼴(31.8%)이었다. 주로 60세 이상 고령자들로 소득이래야 ‘쥐꼬리’연금과 소액 월세뿐인데 집 1채 때문에 종부세를 물게 된 경우가 많다. 또 지난해 대비 세금이 늘었거나 새로 종부세를 내는 사람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은 인천이었고 부산, 경기, 대전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도 노원·도봉·중랑 등 주로 강북권에서 종부세 부담이 확 늘었다. 종부세가 부촌인 서울 강남권이 아닌 비강남·비서울 지역으로 대거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저소득 은퇴자에게 더 가혹한 종부세는 납세자의 지불 능력에 맞게 과세해야 한다는 ‘응능(應能)부담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크다.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1주택자의 평균 납부세액은 77만8000원, 2000만원 이하는 74만8000원이다. 그런데 연 소득 1000만원 이하 납세자의 평균 부담액은 75만2000원인 한편 소득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납세자는 평균 97만1000원을 부담한다. 소득 수준 간 세 부담 격차가 크지 않은 역진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종부세 관련 불복 심판 청구 건수가 올해 9월 3843건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3.5배 폭증한 이유다.

종부세의 역진성을 바로잡고 ‘상위 1%에 부과하는 세금’이라는 애초의 취지를 살리려면 기본공제 6억→9억원(1주택 11억→12억원) 상향,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와 세율 인하, 세 부담 상한 150% 일원화 등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안대로 시행되면 종부세 과세 인원이 올해 122만명에서 내년 66만6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데 의회권력을 쥔 제1야당이 ‘부자 감세’라며 요지부동이다.

1주택 보유자에게 징벌적 보유세를 매기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의 역기능을 바로잡는 데에 협조해야 마땅하다. 정권을 잃은 단초가 부동산 조세 저항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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