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포럼]연금·의료보험·대학재정,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가?
부동산 이야기를 빼면, 국민연금 받으십니까? 의료보험은 얼마나 더 내십니까? 대학은 제대로 굴러가고 있기는 한 겁니까? 많이 듣는 이야기다.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고, 조세와 환급 불가능한 4대 보험 중 일부 보험까지 합치면 국민이 내는 세금은 OECD가 측정하는 세율보다 높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계속 뒤로 밀리고 있고, 후속 세대는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까지 하고 있다. 의료보험은 기존에 자영업자가 많이 내고 있었고, 이제는 직장인들조차 보험료율이 오르고 투잡을 뛰면 따로 고지서가 올 정도다. 14년째 대학의 연봉은 동결이고, 이제 뛰어난 박사들은 바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
국민연금은 고갈이라는 단어로 계속 국민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 그런데 틀린 말이 아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이미 초등학생들은 한 반에 20명이 되지 않고, 한 학년이 5개반을 만들기도 어렵다. 국민연금이 나오고 2000년대 후반까지는 해지하는 경우에 단리 3.3%를 줬었다. 지금은 본인이 낸 것보다 더 많이 받아가는 구조다. 그렇다면 연금기여금이 많거나 연금 운용에 의한 수익이 늘어야 한다. 그런데 기여율은 찔끔 오르고, 연금 운용에 대한 수익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젊은 사람 또는 이제 태어나는 아이들은 더 많은 연금을 내야 하고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연금은 줄어든다. 나머지 특수직역연금을 합하더라도 크기가 크지 않고, 퇴직금 등의 영향으로 인해 합치기도 쉽지 않다. 오히려 합치는 것을 특수직역연금은 환영할 수도 있다. 이후 인구가 줄면 소득재분배의 영향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금을 확대하고 국민연금을 줄이든가, 국민연금을 낸 만큼에 대해 복리로 돌려받는 방법이다.
의료보험료는 최근 계속 요율이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건보수지는 악화 일로에 있으며, 적자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예전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개인이 투잡을 뛰거나 은퇴하면 미국처럼 의료보험이 무서울 정도다. 일을 열심히 하는데 본인의 준조세가 오르는 셈이다. 의료보험의 대상이 되는 병에 대해 확대하는 것은 좋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를 빨리 결정하고, 범위에 대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학은 지원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모든 재정을 대학으로 돌리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초·중·고교생 인구가 줄고 있으면 충분히 재정을 지원하되, 너무 방만하지 않을 정도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예산이 남아서 초·중·고교는 책상을 바꾸고 쓸 곳도 없으니 그만 주라는 곳도 있다. 반면에 대학은 재정이 부족해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고등교육 재정은 정부 부처가 대학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평가주기도 끝났고, 더는 대학 재정이 버티지 못하면 대학교는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국가장학금 정도는 지원할 수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또한 교육부를 통한 지원도 의미가 없다. 정부 부처의 대학 장악력만 생길 뿐이다. 비슷한 사례가 아동수당이다. 직접 지원하면 될 것에 대해 중간에 관리를 위해 다른 기관이 끼면 해당 기관의 힘만 강해질 뿐이다. 국가장학금은 개인에게 직접 지원하고, 지방교부세나 교육재정교부금이나 남는 특별회계에서 정부 부처를 통하지 않고 대학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제재를 하는 정도로 남겨야 한다. 우수 인력도 마찬가지다. 이제 한국에 더는 있을 이유가 없다. 이런 인력은 보다 나은 대우로 해외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인력들이 외국으로 빠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대학의 재정과 운영에 대해 자율성을 부과하고, 정부도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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