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오줌에 끌리면 쥐는 죽지만 늑대는 우두머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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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를 맡으면 기겁을 해 피하지만 톡소포자충(톡소플라스마 곤디)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오히려 오줌에 이끌린다.
연구자들은 "늑대와 퓨마는 먹이가 겹치며 퓨마의 배설물이나 사냥감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감염된다"고 논문에 적었다.
감염된 늑대가 더 넓은 영역으로 퍼지고 번식을 독차지하면 톡소포자충이 더욱 번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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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 늑대 장기연구 결과, 퓨마로부터 ‘신경 기생충’ 톡소포자충 감염돼
대담해져 무리 일찍 떠나고, 높은 공격성으로 우두머리 될 확률 46배 높아
사고로 사망할 확률도 커져…사람 30∼50%도 감염, 건강 영향은 논란 중
보통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를 맡으면 기겁을 해 피하지만 톡소포자충(톡소플라스마 곤디)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오히려 오줌에 이끌린다. 결국 고양이에 쉽게 잡아먹히고 톡소포자충은 고양이의 장내에서 번식을 마치고 배설물 등을 통해 환경으로 퍼져나간다.
단세포 원생생물인 톡소포자충은 모든 더운피 동물을 감염해 세계적으로 인구의 30∼50%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직 속의 낭포(물혹) 형태로 평생 잠복하는 이 기생충이 면역체계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거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뇌 감염 등의 건강 영향을 놓고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야생동물이 톡소포자충에 걸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몬태나 대 연구자들은 복원된 늑대를 1995∼2020년 동안 장기연구해 감염된 늑대가 그렇지 않은 늑대보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태도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일찍 무리를 떠나고 우두머리가 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코너 메이어 몬태나 대 박사과정생 등은 “톡소포자충 감염은 급성 감염 말고도 중간 숙주에게 행동 변화라는 큰 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사회성 동물에서 이런 영향은 개체에서 무리로, 집단 전체로, 나아가 생태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26년 동안 늑대 230마리와 고양잇과 포식자인 퓨마 62마리를 대상으로 행동과 혈청 분석 등을 해 왔다. 퓨마의 52%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됐다.
분석 결과 기생충에 감염된 젊은 늑대는 그렇지 않은 늑대보다 일찍 무리를 떠나 새로운 영역을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되지 않은 수컷 늑대가 무리에 21개월 머문 데 견줘 감염된 수컷은 절반이 6개월 만에 떠났다. 또 감염 암컷의 25%는 미감염 암컷의 48개월보다 훨씬 짧은 30개월 만에 무리를 떠났다.
연구자들은 “늑대와 퓨마는 먹이가 겹치며 퓨마의 배설물이나 사냥감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감염된다”고 논문에 적었다.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야생동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행동을 보인 사례는 쥐를 비롯해 침팬지와 하이에나에서 밝혀졌다. 감염된 하이에나 새끼가 사자 오줌 냄새에 이끌려 사자에 접근하다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감염된 늑대는 나중에 무리의 우두머리가 될 확률이 감염되지 않은 늑대에 견줘 46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톡소포자충에 감염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늘어 공격성이 커지며 쥐에서 나타난 것처럼 암컷으로부터 인기가 높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적었다.
감염된 늑대가 더 넓은 영역으로 퍼지고 번식을 독차지하면 톡소포자충이 더욱 번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런 양의 되먹임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감염의 급성효과로 새끼 사망률이 증가하고 늑대를 사망으로 이끄는 기존 위험인 무리 사이의 싸움이나 사냥 과정의 부상 그리고 자동차에 치이거나 사냥꾼의 총에 맞을 확률이 커진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인용 논문: Communications Biology, DOI: 10.1038/s42003-022-04122-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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