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WC 이슈] 캐나다 GK, 가족까지 욕하는 크로아티아 팬과 전쟁을 치르다

(베스트 일레븐)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 수문장 밀로스 보르얀이 크로아티아전 패배 이후 상대팀 팬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괴롭히는 악질적인 구호였다. 더군다나 정치 인종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는 이슈라 더 우려된다.

보르얀이 골문을 지킨 캐나다는 28일 새벽 1시(한국 시각) 칼리파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졌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2라운드 크로아티아전에서 1-4로 패했다. 보르얀은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최선을 다했으나 크로아티아의 수준 높은 공격에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올해 만 35세 노장 보르얀은 이날 경기 전후로 크로아티아 매체와 팬들로부터 가장 주목받았던 캐나다 선수였다. 그럴 만했다. 본래 보르얀은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세르비아 혈통 선수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전쟁 막바지까지 현재 크로아티아 영토인 크닌에서 생활했었다. 하지만 보르얀과 그의 가족들은 상황이 악화되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탈출한 후, 2000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캐나다 국가대표가 된 '공식적'인 배경인데, 크로아티아에서는 이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크로아티아 매체 <베체르니>는 보르얀의 진짜 고향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내의 세르비아계 구성국가인 스릅스카 공화국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연히 크로아티아 팬들에게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베체르니>에 따르면, 일부 크로아티아 팬들은 보르얀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까지 욕을 하며 공격했다. 뿐만 아니라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커다란 아픔, 특히 크로아티아에게는 쓰라린 상처라 할 수 있는 부코바르 학살 내용을 담은 노래까지 부르며 보르얀을 자극했다. 세르비아가 그 학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보르얀에게 이 노래를 부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보르얀은 이런 모습에 분노해 크로아티아 팬들에게 세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항의했고, 이 모습을 본 크로아티아 팬들은 더욱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보르얀은 "그런 행동들이 그들에 관해 많은 걸 말해준다. 모욕적이고, 위협적이며, 원시적이다"라고 말한 후, "나는 크로아티아에도 많은 친구가 있다. 그리고 누가 어디서 왔는지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1987년에 내가 태어났을 때 스릅스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걸 항상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난 내 고향이 자랑스럽다.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관점이 있다. 그들이 날 미워할 수도 있고, 사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출생지는 바꿀 수 없다"라고 크로아티아 팬들의 욕설 비난에 대응했다.

한편 보르얀이 속한 캐나다는 이번 크로아티아전 패배로 조별 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캐나다는 오는 12월 2일 0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F조 3라운드에서 모로코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