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민주·정의 십자포화…“野지도자들 만나기 아예 싫은듯”

박준희 기자 2022. 11.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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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진성준 의원. 뉴시스·연합뉴스

우상호 “포용력 없는 편협한 대통령으로 가려는 듯”

진성준 “대통령실이 협치를 포기한 게 아닌가 생각”

박지원 “李 대표 관저로 불러 포옹해야 정치 풀린다”

이정미 “대통령의 상황 인식, 한탄밖에 나오지 않아”

최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및 여당 지도부와 연이어 회동을 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와 만나지 않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28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이 야당과는 왜 절대로 안 만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비대위원장일 때 안 만난 건 임시직이어서 안 만난 줄 알았더니 야당의 지도자들을 아예 싫은가 보다”고 답했다. 우 의원은 또 “만나기가 싫은 사람은 또 안 만나나 보다”며 “지금 같은 시기에 야당의 협조가 얼마나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하냐”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야당 대표들 만나거나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무리 안 만나도 1년에 한두 번은 봤다”며 “특히 이렇게 예산 국회 때 주로 협조를 부탁하거나 아니면 해외 순방 이후에 해외 순방의 성과를 이렇게 공유하는 그러한 방식으로 국내 현안들 포함해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물론 그때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상대방의 의중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제가 볼 땐 야당 지도부와의 대화를 아예 저렇게 거절, 저렇게 아예 시도하지 않는 대통령은 아주 포용력 없는 편협한 대통령으로 이제 결국 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진성준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야권과 접촉하지 않는 윤 대통령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날 진행자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있었던 여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의 만찬을 거론하며 ‘야당 대표, 지도부를 지금 부르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섭섭한가’라고 묻자 진 의원은 “대통령실이 협치를 포기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또 ‘야당 지도부를 부르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 여권은 이 대표가 현재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점을 강조를 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수사와 정치는 별개의 문제 아니겠냐”며 “수사도 대단히 부당한 것이지만 어찌 됐든 이 대표가 야당의 당대표로 있는 한 정국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진 의원은 “또 (민주당 측이) 그럴 생각이 있음을 누차 밝혀왔고 이 대표도 여야 영수회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그런데도 (윤 대통령 측이) 전혀 응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상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등 야권을 만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 관해 “나는 (윤 대통령이) 주호영 원내대표 포옹을 했다고 해서 ‘제2호 포옹은 이재명과 해라. 그래야 정치가 풀린다’(고 주장했다)”며 “정치가 풀려야 나라가 사는 것이다. 화나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현재 (정국을) 풀어갈 분은 윤 대통령밖에 없다. 어떤 원로가 누가 얘기해도 안 듣는다”며 “이 대표를 관저로 불러내서 포옹하면서 ‘우리 잘 한번 협력해 봅시다’ 이렇게 풀고”라고 조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야권 접촉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은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나는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이나 됐지만 대통령 얼굴 한 번 뵙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만자나는 얘기가 없었냐’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전혀 그런 얘기도 없었다”며 “사실 대통령 취임하고 나서 ‘개방적인 대통령이 되겠다’ ‘소통하는 대통령 되겠다’ 해서 청와대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나. 나는 도대체 왜 나왔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저께 여당 지도부 회동 바로 전날은, 소위 얘기해서 ‘윤핵관’들과 같이 부부 회동 만찬을 했다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모여서 차기 당권 어떻게 잡을 것인지, 이런 논의나 하고 있는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대해서 정말 너무 한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지금 야당 대표를 중범죄자라고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쪽에 대통령한테 멘토가 될 만한 사람들이 ‘야당 대표를 만나라’ 이런 조언들을 많이 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윤 대통령이 ‘이재명이 싫다’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총장은 또 “그런 얘기를 제가 직접 그런 조언을 했던 분한테서 봤더니”라며 “(윤 대통령이) ‘싫다’고 그러니 더 얘기 못하겠더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야권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유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윤 대통령은 최근 지인에게 그런 건의를 받은 바 없고, 따라서 야당 대표를 두고 특별히 언급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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