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출발→에이스 등극' 아반도, 당당히 '1옵션' 올라서다 [SS 시선집중]

김동영 2022. 11. 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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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렌즈 아반도가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전에서 덩크를 꽂아넣고 있다. 안양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안양=김동영기자] 부상으로 인해 출발은 살짝 늦었다. 그러나 건강하게 뛰기 시작하자 ‘에이스’가 따로 없다. 사령탑마저 반했다. 안양 KGC 렌즈 아반도(24) 이야기다.

아반도는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SK와 경기에서 30분56초를 뛰며 21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폭발시켰다. 아반도를 앞세운 KGC는 90-84의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아반도의 21점은 오마리 스펠맨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이다. 3점슛 4개를 던져 3개를 꽂았고, 2점슛도 8개를 시도해 6개를 넣었다. 야투 성공률 75.0%의 고감도 슛감을 선보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에 최다 어시스트도 올렸다. 경기 출전 시간도 가장 많았다.

이 경기 기록을 더해 아반도는 시즌 9경기에서 평균 17분40초를 뛰며 10.0점 2.9리바운드 0.9어시스트 1.3블록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평균 두 자릿수 득점으로 올라섰고, 3점슛 성공률도 45.0%에 달한다. 무시무시한 탄력과 체공력을 앞세워 빅맨까지 블록이 가능한 선수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아반도는 좀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부상 후 몇 경기 만에 이 정도로 하고 있다. 잘한다. 본인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욕심으로는 원래 기량이 조금 더 나왔으면 한다. 물론 지금처럼만 해줘도 도움이 많이 된다. 더 바라면 욕심 같기는다”며 웃었다.
KGC 렌즈 아반도(가운데)가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전에서 덩크를 꽂아넣고 있다. 안양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애초에 기대를 많이 걸고 영입한 자원이다. 올시즌 보수 2억3700만원을 안겼다. 아시아쿼터를 통해 한국에 온 필리핀 선수들 가운데 최고액이다. 그러나 개막 직전 가래톳 부상을 입으면서 살짝 차질이 생겼다. 개막전부터 뛰지 못한 것이다. 첫 6경기를 놓쳤다.

아반도가 없어도 KGC는 개막 4연승을 달리는 등 6경기에서 5승 1패를 만들었다. 여기에 론제이 아바리엔토스(현대모비스), 이선 알바노(DB) 등 다른 필리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아반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부분.

10월30일 데뷔전을 치렀다. 10분22초를 뛰며 6점을 올렸다. 이후 지난 10일 삼성전까지 10분 내외로 출전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18일 DB전에서 마침내 터졌다. 30분20초, 20점 3리바운드 6블록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작성했다. 6블록은 KBL 역대 신인 한 경기 최다 블록 타이 기록이다.

감을 잡았으니 달릴 일만 남았다. 17일 LG전에서 17점 7리바운드 2블록을 만들며 활약을 이어갔고, 23일 KCC전에서는 단 17분51초만 뛰고도 15점을 올렸다. 25일 캐롯전에서 한 호흡 쉬어갔고, 27일 SK전에서 다시 폭발했다.

시즌 초반 맹활약하며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배병준을 밀어내는 분위기다. 김 감독은 “이렇게 끌어올렸는데 벤치에 앉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아반도를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배병준도 움직이면서 쏘는 슛이 좋다. 식스맨으로 나가서 잘해주면 팀에 좋은 효과가 나온다.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짚었다.
KGC 렌즈 아반도(가운데)가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전에서 골밑슛을 하고 있다. 안양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또 있다. 김 감독에게 ‘클러치 순간 1옵션으로 쓸 선수’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러자 “포스트에서는 오세근이다. 외곽에서는 아반도다. 돌파 능력이 있고, 외곽도 된다. 공격이 된다. 클러치 상황이 된다면 오세근-아반도를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아반도는 놀랍다고 봐야 한다. KGC에는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오마리 스펠맨이 있다. 시즌 19.4점 9.6리바운드 2.6어시스트, 3점슛 2.9개를 만들고 있다. 안팎이 다 된다. 중요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 그런데 김 감독은 아반도를 택했다. 에이스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아반도는 “한국 농구 적응에 힘들기는 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이제는 팀의 일원이 됐다. 다른 필리핀 선수들이 잘할 때 특별히 압박감을 느낀 것은 없다. 자랑스러웠고, 나는 오롯이 내게 집중했다. 매일 나와 싸웠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물음표가 붙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상궤도에 오르자 본색이 나온다. 아바리엔토스나 알바노 부럽지 않다. 혹은 그 이상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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