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자리한 스코틀랜드의 아늑한 마을에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웬디 모리슨 Wendy Morrison이 펼쳐낸 완전히 색다른집이 존재한다. 추운 바람에 맞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집은 무엇보다 외관과 실내가 대조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춥다 못해 삭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겨울 농가와는 상반되는 화려한 보태니컬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 집은 마치 오아시스와도 같아요.” 웬디가 입을 열었다. 사실 웬디와 그녀의 남편은8개월 동안 이 집에 세 들어 살고 있었는데, 매물로 나오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바로 구입했다. “이 집은 정말 1년 내내 빛이 들어요. 저는 특히 어두운 것을 싫어하는데, 실내를 밝게 비추어서 이 집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그리고 이 집을 새롭게 꾸밀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큰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집 상태가 좋았어요.” 살아 숨 쉬는 다양한 식물과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역동적인 모습의 동물, 화려하고 디테일한 보태니컬 패턴의 벽지가 세라믹과 메탈 소재의 오브제와 어우러져 쇼를 펼친다.
“다양한 컬러를 믹스&매치하는 것이 제 스타일이에요.” 웬디가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 디자인한 태피스트리뿐만 아니라 모노프리 Monoprix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의 식기와 옷에도 다양한 비주얼을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태양이나 산, 학 같은 불교와 도교의 상징 요소를 통해 동양적인 스타일을 가미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연과 연결된다는 동양의 서사를 좋아해요.”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은 일요일 아침, 침대에 누워 침실의 높은 창을 통해 하늘을 나는 새들의 발레를 보는 것. 그녀의 집처럼 몽환적이고도 비옥한 아침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