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에게 믿음을! [대표팀 돋보기]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단 한경기, 한번의 장면으로 너무 많은 질타를 받았다. 물론 그 기회를 놓친 것은 너무나도 뼈아픈건 맞지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고작 한번의 실수다. 그리고 그 실수를 상쇄해도 될만큼 황의조는 그동안 많은걸 보여줬다. '대표팀 원톱' 황의조를 흔들기보다 지금이야말로 믿음을 줄 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의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우루과이전을 0-0 무승부로 마친 벤투호는 승점 1점으로 1위 포르투갈(3점)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던 우루과이를 상대로 패배를 피했기 때문에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이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황의조는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전반 33분 황의조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문환이 천금같은 패스를 줬고 문전에서 노마크였다. 하지만 그의 인사이드 오른발 슈팅은 허망하게 골대 위로 날아가 버렸다. 이후 황의조는 후반 29분 교체될 때까지 결국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조규성과 교체되며 경기장을 벗어났다.

경기 후 황의조에 대한 비난이 컸다. 무득점으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양팀을 통틀어도 최고의 기회였고 한국 입장에서는 유일한 기회였기에 더욱 황의조가 놓친 그 장면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비난받아 마땅하다. 공격수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런 장면에서 골을 넣기 위함이다. 수위를 넘지 않는 비난은 어쩔 수 없고 받아들여야한다.

그렇다고 그 단 한장면만 놓고 '황의조를 더 이상 쓰면 안된다'는식의 말들은 곤란하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와일드카드 3명(조현우, 손흥민, 황의조)의 포즈. ⓒKFA

그리고 황의조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인정받은 신뢰가 얼마나 컸던가. 당장 2018 아시안게임은 황의조 없이 금메달은 절대 불가능했을 정도로 구국의 영웅이었다. 엄청난 골결정력으로 손흥민-조현우-이승우-김민재-황희찬-황인범 등 수많은 선수들의 병역혜택이 가능하게 했던 선수다. 대회전 엄청난 비난 속에서 황의조는 실력으로 그야말로 '하드캐리'했다.

이후 벤투호에 승선한 황의조는 지금까지 가장 대표팀에서 믿음을 많이 받고 확실하게 결정해준 선수다.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호 출범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거쳤지만 '벤투호 최다골'인 15골을 넣은 주인공이 바로 황의조. 벤투호에서 39경기 15골로 경기당 0.4득점 가량으로 가장 믿을만한 득점원이었다. 손흥민(12골), 권창훈(8골), 황희찬(7골)도 대표팀에서 황의조의 득점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황의조의 백업 자리를 찾는 작업만 진행하다 결국 조규성이 선택됐을뿐 황의조는 4년간 부동의 위치에 있었을 정도다.

이런 그의 '보여준' 과거를 잊고 고작 단 한 번의 장면으로 '더 이상 쓰면 안된다'는 식의 비난은 곤란하다. 물론 그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이적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부진하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던 것도 맞다. 하지만 황의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면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보여준 것이 확실한 황의조. 단 한 번의 실수로 버리자고 하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선수다. 그에게 다시 기회가 필요하다. 지금은 비난보다는 믿음이 절실한 황의조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