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11] ‘멀티골(multi goal)‘이 ’콩글리시‘인 이유

김학수 2022. 11.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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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킬리안 음바페의 맹활약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했다.

프랑스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덴마크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가 혼자 2골을 터트린데 힘입어 2-1로 이겼다.

우리나라 언론은 많은 매체에서 이날 음바페의 2골을 멀티골이라 표기했다.

2골이상 넣을 때는 모두 멀티골이라고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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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프랑스와 덴마크 경기.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킬리안 음바페의 맹활약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했다. 프랑스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덴마크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가 혼자 2골을 터트린데 힘입어 2-1로 이겼다. 우리나라 언론은 많은 매체에서 이날 음바페의 2골을 멀티골이라 표기했다. 멀티골은 영어로는 ‘multi goal’라고 쓰지만 실제 이 말은 영어에는 없는 표현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추구나 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 한 선수가 두 골을 넣는 경우를 의미할 때 사용한다. 한국식 영어이자 일본식 영어인 것이다. 일본에서도 가타가나로 ‘マルチゴール(마무치고오루)’라고 말한다. 축구 발상지 영국에선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은 것을 ‘브레이스(brace)’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구기종목에서 한 선수가 두 골을 넣는 경우 이를 따로 지칭하는 용어가 국내에서는 없었다. 그냥 상대 그대로 대부분 ‘두 골을 넣었다’ 혹은 ‘두 골을 기록했다’ 등으로 풀어서 표현했다. 인터넷 검색에 의하면 ‘멀티골’은 2005년 1월27일 경향신문 축구기사에서 처음 발견된다. 이후 멀티 플레이어(정확한 용어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utility player)와 함께 영어권 전문용어처럼 잘못 인식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영어권에선 ‘멀티(multi)’는 두 개 이상의 다수를 뜻한다. 2골이상 넣을 때는 모두 멀티골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2골만 갖고 멀티골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어 본래 뜻에도 맞지 않는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2골을 의미하는 표현인 ‘브레이스(brace)’는 고대영어에 어원을 둔 말이다. 사냥으로 죽은 두 쌍의 동물이나 새를 뜻했다. 고대영어에 영향을 준 앵글로 프랑스어에선 한쌍의 팔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영국 축구에선 19세기부터 한 선수가 경기에서 2골을 넣을 때, ‘scoring a brace of goals’라고 표현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말을 줄여 ‘brace’라는 단어가 인기를 끌게 됐다. 미국 폴 딕슨 야구용어사전에 따르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brace of homers’는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쳤을 때 쓰는 표현이다.

3골이상을 넣을 때 멀티골로 표현할 수 있는 영어 표현도 별도로 있다. 3골은 ‘해트트릭(hat trick), 4골은 세게 잡아끈다는 의미로 ’홀(haul)’, 5골은 실컷 먹인다는 의미로 ‘글루트(glut)’라고 말한다. 해트트릭은 영국의 국기(國技)인 크리켓(cricket)에서 3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아웃시킨 투수에게 그 명예를 기리는 뜻으로 선물한 모자(hat)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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