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엔 코로나, 집 안의 우리는?

노형석 2022. 11. 28.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3년간 바깥에 나가지 못했다.

코로나 감염이 무서워 죽 갇혀 살기만 했던 집.

현재 한국 비주류 미술동네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시회를 기획해온 대안적 공간 '상업화랑'(기획자 양찬제)이 최근 차려놓은 '가택연금―달콤한 집'전은 이런 물음을 던지면서 서울 구도심과 도심 틈새 주변부 공간 네곳에 전시 무대를 펼쳐놓았다.

전시 장소들이 모두 지하철역 인근 역세권에 있고 근처에 맛집골목들도 있어 도심 산책을 하며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택연금-달콤한 집’전
‘상업화랑’ 용산 전시장에 나온 서동욱 작가의 <티브이 디너>. 20세기 초반 미국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도시인 이미지와도 상통하는 이 그림은 팬데믹 시기 외로운 일상을 사는 청년층 독거자의 삶 이면을 담아내고 있다. 노형석 기자 a href=\"mailto:nuge@hani.co.kr\"nuge@hani.co.kr/a

지난 3년간 바깥에 나가지 못했다. 코로나 감염이 무서워 죽 갇혀 살기만 했던 집. 그 안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 무엇을 그리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현재 한국 비주류 미술동네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시회를 기획해온 대안적 공간 ‘상업화랑’(기획자 양찬제)이 최근 차려놓은 ‘가택연금―달콤한 집’전은 이런 물음을 던지면서 서울 구도심과 도심 틈새 주변부 공간 네곳에 전시 무대를 펼쳐놓았다. 일제강점기 적산가옥과 1960~70년대 서민가옥이 얽힌 청파동, 조명상가와 오래된 맛집 노포가 많은 을지로3가, 서민가옥과 먹자골목이 밀집한 충정로, 혜화문 너머 동선동의 점집골목, 이 네곳의 작은 전시장들에 누구나 공감할 만한 팬데믹 시대 주거공간에 대한 화두를 다채로운 작품들로 풀어놓았다.

상업화랑 을지로·용산 전시장, 충정로 아트스페이스 공-원, 동소문로 챔버1965에서 지난 5일 개막해 새달 4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참여 작가 12명(강홍구, 노충현, 박진영, 서동욱, 안경수, 옥정호, 윤정미, 정성진, 정용국, 정재호, 최선, 최현숙)이 출품해 색다른 이야기를 빚어낸다. 집의 본질적 기능과 의미를 되새기며 근본적 삶의 방식에 대해 고찰하는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미디어 작품 등을 보여준다.

서울 충정로 아트스페이스 공-원에 마련된 ‘가택연금’전 전시장 안쪽 공간. 안쪽 벽에 1990년대 말 철거된 서울 청운동 서민아파트의 정면을 묘사한 정재호 작가의 작업이, 왼쪽 벽에 서울 한강 수변공원의 황량한 풍경을 담은 노충현 작가의 그림이 보인다. 오른쪽 벽에는 충정로 서민가옥의 단면이 투영되는 유리창이 나 있다. 노형석 기자 a href=\"mailto:nuge@hani.co.kr\"nuge@hani.co.kr/a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서울 은평 뉴타운과 창신동, 송현동 일대 변모 전 양상을 사진에 담은 뒤 회화로 덧칠한 강홍구 작가의 구작들과 20세기 초반 미국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도시인 이미지와도 상통하는 감수성을 내비치면서 팬데믹 시기 외로운 일상을 사는 청년층 독거자의 삶 이면을 담아낸 서동욱 작가의 초상화들, 90년대 말 철거된 서울 청운동 아파트의 단면과 현장에 남은, 떠난 이들의 사진들을 묘사한 정재호 작가의 그림, 팬데믹 시대 반려동물과 반려인형에 몰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윤정미 작가의 연작 사진들이 전시 장소별로 계속 변주되면서 아릿하면서도 애틋한 감상을 일으키게 한다.

전시 장소들이 모두 지하철역 인근 역세권에 있고 근처에 맛집골목들도 있어 도심 산책을 하며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양찬제 기획자는 “물질적 재부의 대상으로 간주되던 집이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격리되는 상황을 겪으면서 제한적인 삶의 영역으로 새롭게 구축되는 양상을 시각예술을 통해 새롭게 해석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