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미끄러진 강호찬의 실적

박찬규 기자 2022. 11. 2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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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아들아 못 믿겠다" 넥센타이어 강병중 회장의 고심①] 내실 없이 외형 확대에만 치중… 수년째 세계 20위권

[편집자주]넥센타이어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관련 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타이어 3사가 모두 같은 조건인데 넥센타이어만 홀로 적자를 기록해서다. 넥센타이어를 이끄는 강호찬 부회장은 그동안 많이 쓰고 많이 버는 구조를 만들려 했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그만큼 씀씀이도 커져서 실속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던 활동을 멈출 수도 없다. 사면초가에 빠진 강호찬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미끄러진 강호찬의 실적
②매출만 회복세… 적자에 빚만 늘어나는 넥센타이어
③'저가 이미지' 굴레 못 벗어나는 넥센타이어
④한타·금타 안하거나 접은 골프사업… 넥센은 왜 할까?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51)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9년 지주회사 넥센과 넥센타이어의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오히려 영업손실 폭이 커졌고 적자 상황을 이어갔기 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186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662억원으로 적자였다. 당기순손실도 344억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론 매출 1조8955억원, 영업손실 651억원, 당기순손실 185억원 등이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2.3%에서 2021년 0.2%로 급락했다.

관련업계에선 넥센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올 3분기 7092억원의 매출을 올려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서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온 3분기 연속 적자를 끊었음에도 그동안 쌓인 손실을 여전히 만회하지 못한 점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고무·석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급증 등을 이유로 들지만 국내 타이어 3사 중 넥센타이어만 유일하게 적자를 보였던 만큼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강호찬 부회장의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외형 확대에만 치중한 탓에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실적 /사진=머니투데이 DB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아들 강호찬 부회장은 2009년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2013년부터 지주사인 (주)넥센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경영 참여를 시작했다가 2010년 이현봉 전 부회장에 대표 자리를 넘기고 해외영업에 집중했다. 2016년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하며 본격적인 승계 행보에 나섰고 2019년부터 부회장으로서 회사의 경영 전반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강 부회장의 행보는 강병중 회장이 여러 투자를 단행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국내 공장은 양산과 창녕에 있으며 해외는 중국 청도와 체코 자테츠에 생산기지를 갖췄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전체 생산량의 약 65%를 국내 공장에서 담당하며 체코 자테츠 공장의 2단계 증설이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엔 해외공장 생산량이 4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 2444만개였던 타이어 생산량은 창녕공장 완공 후인 2015년 3989만개로 크게 늘었다. 이어 2015년 체코공장 투자를 단행하며 2019년 8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넥센타이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생산량은 ▲2020년 3298만개 ▲2021년 4071만개 ▲2022년 3분기(추정) 4190만개 등으로 증가했다. 체코공장 2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연간 5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창녕과 체코공장은 강병중 회장의 신념에서 투자가 진행됐다는 게 타이어업계의 평가다. 창녕공장을 통해 시설 현대화를 이뤄 품질을 높이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체코 자테츠공장을 통해선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회장은 아버지가 잘 마련해둔 발판에 올라선 셈이다.


외연 확장에 집중했지만 순위는 그대로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왼쪽)이 페란 소리아노 맨체스터시티 CEO와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이처럼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국내·외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강호찬 부회장의 전략대로 해외 스포츠마케팅 강화에 주력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후원을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MLB) 구장 광고, 캐나다 아이스하키팀 후원 등의 활동을 이어온 것. 인지도를 높여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 판매 비중은 국내 17%인데 비해 해외가 83%에 달한다. 표면적으론 마치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평가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2016년 세계 타이어 제조사 순위(타이어프레스 집계, 매출액 기준) 20위였던 넥센타이어는 2017년 19위로 올라섰지만 2018년 20위로 다시 내려앉은 뒤 2019년엔 21위로 오히려 후퇴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도 2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 부회장이 타깃으로 삼은 금호타이어는 같은 시기 14위권에서 18위권으로 순위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넥센타이어보다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순위 6~7위를 유지하며 피렐리, 요코하마 등과 경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회사의 외연을 넓히는데 집중하는 넥센타이어는 부채가 지난해 12월 1조2567억원에서 올 6월 말 기준 1조6179억원으로 증가했다"며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타이어업계 순위도 수년째 2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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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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