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욱일기 흔들고 깔끔 뒷청소' 전범기와 시민의식 사이…日 진짜 얼굴은[월드컵 핫이슈]

허행운 기자 2022. 11. 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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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팬들이 보고싶지 않았을 '욱일기 응원'이 잠잠한듯 싶다가 결국 등장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도 FIFA 공식 SNS에 일본측 욱일기 응원사진이 게재하거나, 일본과 세네갈의 H조 조별리그 2차전 때 일본 응원단에서 욱일기를 직접 흔들며 응원하는 장면이 전 세계 전파를 타는 등 당시에도 논란은 뜨거웠다.

물론 욱일기 응원에 나서는 이들은 '일부' 팬들에 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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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한국 축구팬들이 보고싶지 않았을 '욱일기 응원'이 잠잠한듯 싶다가 결국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같은 아시아 지역 출전 국가로서 응원을 보내다가도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일본 응원단이 자랑하는 깔끔 그 자체 '뒷청소'는 여전했다.

욱일기를 들고 일본을 응원하는 한 일본팬. ⓒ연합뉴스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와의 맞대결에서 0-1로 패배했다.

지난 23일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인해 한껏 고무됐던 일본은 방심 끝에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0-1 패배를 안아 16강행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제 일본의 남은 조별리그 경기는 '무적함대' 스페인전이다.

경기 내용과 별개로도 화제가 된 것이 있다. 바로 이날 등장한 일본의 욱일기 응원이다. '칼리파의 기적'을 써낸 일본을 향해 한국 내에서도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는 축구 팬들이 있었다. 하지만 눈살 찌푸려지는 욱일기가 경기장에 등장하면서 그 모든 마음이 싹 사라졌을 한국 팬들이다.

월드컵, 올림픽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빠지지 않고 논란을 부르는 욱일기 응원이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도 FIFA 공식 SNS에 일본측 욱일기 응원사진이 게재하거나, 일본과 세네갈의 H조 조별리그 2차전 때 일본 응원단에서 욱일기를 직접 흔들며 응원하는 장면이 전 세계 전파를 타는 등 당시에도 논란은 뜨거웠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기미가 보였다. 대회 시작도 전에 도하 유명 쇼핑몰 외벽에 대형 욱일기 응원사진이 걸려 현지 교민과 누리꾼들의 항의로 철거되기도 했다. 걱정을 모았던 지난 독일전은 다행히 잠잠했지만, 그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고 이날 결국 터져나왔다.

욱일기는 일본이 과거 1940년대에 아시아 각국을 침공했을 때 사용했던 군기로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아돌프 히틀러, 독일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와 다를 바가 없는 욱일기다.

일본-코스타리카전이 끝나고 뒷청소에 나선 한 일본 관중.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SNS

하지만 이런 몰상식한 행동과 상극에 있는 일본의 행동이 있다. 바로 일본의 시그니쳐가 돼가고 있는 경기장 뒷청소가 그것이다. 현장에 방문해 응원을 마친 일본 팬들이 직접 나서 쓰레기를 줍고 정리하는 것은 물론 일본 선수단 또한 사용한 라커룸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퇴장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일본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FIFA는 이번 코스타리카전을 끝난 후,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또 관중석을 정리하는 일본 팬들의 사진을 공식 SNS를 통해 전달하며 "승리든 패배든 그곳에는 항상 존중이 있다. 'SaveThePlanet(FIFA의 환경 캠페인)'에 도와준 일본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글을 덧붙였다.

의도가 어쨌든 선한 결과를 불러오는 의미있는 행동이다. 그렇다보니 더더욱 앞선 욱일기 응원과 괴리감이 느껴진다. 물론 욱일기 응원에 나서는 이들은 '일부' 팬들에 불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욱일기 응원이 한두번이 아니라 꾸준히 반복되고 있기에 마냥 '소수'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과연 어떤 얼굴이 '진짜' 일본의 얼굴일까.

일본-코스타리카전이 마무리된 후, 관중석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일본 관중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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