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김민재가 가나전 '못나온다면', CB 전진은 '독'될 수 있다[월드컵 초점]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26·SSC 나폴리)의 가나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만약 김민재가 정말로 나서지 못한다면 더 많은 부분을 신경써야할 대표팀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의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24일 열린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우루과이를 당황시켰고 이후로도 주도권을 주고받는 양상을 벌이며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당초 언더독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호각을 이루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가나전을 하루 앞둔 27일, 부상 회복에 전념했던 김민재가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팀 훈련에서 빠진 채 혼자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의 더딘 회복은 중요한 일전을 앞둔 한국에 큰 고민거리다.

김민재는 24일 열린 우루과이전 후반 17분, 왼쪽 측면으로 파고든 누녜스를 막는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며 넘어지고 말았다. 이후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종아리쪽에 통증을 호소했다. 김민재는 이후 치료를 받고 그라운드에 돌아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이틀 연속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통증이 지속되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훈련 시간에도 김민재는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자전거를 탈 뿐이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벤투 감독의 입장은 어떨까. 가나전을 앞두고 27일 오후 기자회견에 임한 벤투 감독은 "김민재의 가나전 출전 여부는 미정이다. 현재 회복 중이고 내일 아침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상으로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한 황희찬은 가나전에도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벤투 감독이다.

김민재가 만약 가나와의 경기에 못 나온다면 김영권-권경원 또는 김영권-조유민의 중앙 수비 조합이 꾸려질 전망이다. 이들이 가장 주의해야할 부분은 역시 뒷공간이다.

가나는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선제 실점 전까지 그랬듯 한국을 상대로도 라인을 내리고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짧은 패스를 통해 점유를 가져가고자 하는 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더욱 그 형태를 초반부터 유지할 것이다.

가나는 직전 포르투갈전에서도 역습 상황에서 미드필더 모하메드 쿠두스가 긴 거리를 단독 돌파 후 중거리 슈팅을 때려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득점은 역습 과정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두 골 모두 지공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공격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침투 패스로 포르투갈의 측면 뒷공간을 공략한 것에서 시작됐다. 즉 공간을 터는 데는 선수인 가나다.

가나가 우선적으로 수비를 잠근다면 한국은 센터백까지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 역시 공을 직접 몰고 상대 박스 근처까지 올라갈 정도로 적극적인 스타일이기에 가나전에 나선다면 그와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민재의 더 큰 장점은 공격 가담보다도 그 이후의 커버 능력이다. 상대가 역습을 나설 때도 빠른 발과 훌륭한 위치 선정, 어깨 싸움을 통해 공을 다시 탈취해낸다. 그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이기도 하다.

물론 김영권, 권경원, 조유민 역시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된 한국 최고의 수비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김영권과 권경원은 30대 고참급에 해당하는 선수로 스피드에 강점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26세의 조유민은 발이 빠른 편이기는 하나 김민재처럼 해외 무대에서 이를 시험해 볼 기회는 없었기에 월드컵에서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라인을 올리는 시간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 가나가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에 강하다는 점, 그렇기에 중앙 수비수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을 때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특히 수비진의 핵심이자 엔진인 김민재가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나를 상대하는 한국의 중앙 수비진은 어떤 모습일까. 분명한 건 김민재 부재 시 한국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