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도 못 뛴다" 황희찬 남겨둔 이유…16강 위한 포석일까, 희망고문일까[도하 SS현장]

카타르 월드컵대표팀 황희찬이 17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 11. 17.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돌격대장’ 황희찬(울버햄턴)은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은 햄스트링 쪽에 문제가 있어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 결장했다. 이후 3일간 팀 훈련을 소화하며 28일 열리는 가나와의 2차전 출전 희망을 줬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2차전도 뛸 수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황희찬의 몸 상태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 몸 상태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간단한 훈련 상황마저 함구령을 내릴 저오로 예민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도 확실하게 황희찬 햄스트링 컨디션을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경기 연속 결장하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황희찬을 최종엔트리에 남겨둔 이유에 물음표가 붙었다. 황희찬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예비인원 오현규를 최종엔트리에 넣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공격 옵션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는 편이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할 때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황희찬이 3차전에라도 뛸 수 있다면 벤투 감독의 결정에 설득력이 실린다. 3차전 포르투갈전은 다음달 2일 열린다. 황희찬의 훈련 상태를 볼 때 출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선발이 아니라 교체로라도 쓸 수 있다면 최종엔트리에 남겨놓은 보람이 있을 것이다.

황희찬은 대표팀 최고의 돌격대장이다. 현재 팀 내에 황희찬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윙포워드는 없다. 3차전은 조별리그 성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경기인만큼 황희찬을 기다려줄 가치는 충분하다.

어차피 오현규는 다른 공격수들보다는 후순위에 있다. 우루과이전만 봐도 권창훈, 송민규, 정우영 등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보유하고 있는 자원도 다 활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황희찬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굳이 예비선수까지 끌어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벤투 감독이 조별리그 이후까지 내다봤을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마침 대표팀의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필리페 쿠엘류 코치는 지난 24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마친 후 곧바로 루사일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오후 10시 킥오프한 브라질과 세르비아의 G조 경기를 관전했다.

G조는 한국이 16강에 오를 경우 만날 수 있는 그룹이다. 조 1위를 차지하면 G조 2위와, 조2위에 오르면 1위와 16강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협회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추측에 선을 그었지만 굳이 우리 경기를 치른 날 16강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팀 경기 현장을 방문한 것은 합리적 추론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벤투호는 16강 토너먼트까지 내다보고 장기적인 포석에서 황희찬의 회복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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