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11월, 농민의 날 잊진 않으셨나요?

2022. 11. 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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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한창이라 바쁜 가을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기념일'이라고 적혀 있다.

그 모습이 딱 우리나라에서 농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하면 너무한 걸까.

쌀값 하락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여러 이슈로 전국 각지에서 농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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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한창이라 바쁜 가을이다. 읍내 편의점 앞 매대에 막대과자가 가득한 모습을 보았다. ‘빼빼로데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서야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농업인의 날, 도대체 그 의미는 무엇일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기념일’이라고 적혀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들은 농업인의 날을 제정하고 기념한다.

하지만 농업인의 날이 사람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정말로 인식시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11월11일로 날짜를 정한 의미는 거창하지만 현실에선 빼빼로데이에 그 인지도가 묻히고 있다. 그나마도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먹자는 구호에 제 목숨을 간신히 부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모습이 딱 우리나라에서 농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하면 너무한 걸까.

쌀값 하락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여러 이슈로 전국 각지에서 농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 앞에 나락을 쌓고 뿌리며 시위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쉽지 않았던 올해의 폭염과 폭우에 농부는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내내 논을, 그리고 벼를 들여다보며 수확을 기다렸을까. 그렇게 거둔 나락을 길바닥에 쏟아버리는 농민의 마음을 상상해본다. 입맛이 쓰다. 밥 한공기 분량의 쌀에 300원을 보장해달라는 말이 절절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충남도에서는 여성농민 행복바우처의 예산을 삭감한다고 한다. 가구별로 지급되던 농어민수당이 개별지급으로 바뀌게 되어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이란다. 하지만 2인 농가의 입장에서는 개별지급으로 바뀌어도 80만원이 90만원이 될 뿐이다.

게다가 바우처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농업농촌공익직불법으로 농업·농촌의 공익기능을 증진하는 것과 농민 등의 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급하는 농어민 수당과는 취지가 다른 별개 정책이다. 좀더 나은 방식으로 예산을 사용하겠다는 지방정부의 취지를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여성농민 행복바우처의 예산을 줄여 청년 농민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을 만들고자 한다는 의회 회의록을 읽고 있자니, 여성농민과 청년 농민간의 갈등이 저절로 생길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본회의 전까지만 해도 여성농민 행복바우처 정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 도의원은 인터뷰에서 “도민 평가가 좋은 여성농민 행복바우처 같은 정책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대상들로부터 초기 시작은 미약했지만 여성농민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정책이 점차 나아지고 있고, 여성농민들이 애정 어린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이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사업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명과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정책이라도 지자체장이 교체되면 급작스레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농민들은 복지정책이나 생산물 수량으로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민이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이다. 농민들이 자신의 삶과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기를 마음속 깊이 바라본다.

안정화 (재미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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