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왜 부자가 3대를 못 갈까

곽영승 2022. 11.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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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 앞에 6살 소녀, 8살 소년이 아빠의 손을 잡고 부슬비를 맞으며 서있다.

아빠가 무심코 줄을 꺼내 손톱을 다듬자 주인이 소리를 질렀다.

아들은 아버지의 명을 따라 생선을 먹을 때도 손으로 뜯어먹었다.

피카소는 손자들 앞에서 아들에게 "넌 어떻게 네 자식들도 거두지 못하냐? 너는 이류인간이야. 너는 지금 내 소중한 시간을 축내고 있어. 나는 왕이야 그런데 너는?"이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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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승 전 언론인·행정학 박사

대저택 앞에 6살 소녀, 8살 소년이 아빠의 손을 잡고 부슬비를 맞으며 서있다. 한참 뒤 늙은 수위가 대문을 열고 약속하고 왔는지 묻는다. 아빠는 더듬거리며 “그렇다”고 말한다.

“주인님이 허락하실지 알아보고 올 테니 기다려요” 다시 나온 수위가 화난 목소리로 “주인님이 작업 중이니 돌아가랍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셋은 비를 맞으며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몇 년째 이러고 있다. 다음 주말에는 다행히 주인이 만남을 허락했다. 아빠는 두 아이를 거실에 들이밀고 노인의 품에 안기라고 눈짓한다.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그린 동물그림을 보며 즐거워한다. 아빠도 긴장이 풀린 듯하다. 아빠가 무심코 줄을 꺼내 손톱을 다듬자 주인이 소리를 질렀다.

“이런 바보! 손톱 손질은 내가 하는 대로 벽 모서리에다 대고 하란 말이야”

당시 30대였던 파울로는 그 이후 평생 아버지 파블로 피카소가 시킨 대로 손톱을 손질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명을 따라 생선을 먹을 때도 손으로 뜯어먹었다. 아들은 평생 떠돌이로 술독에 빠져 무책임하게 살다 죽었다. 무직에 가족을 부양하지도 못했으며 그의 두 아이는 사회복지사의 돌봄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평생 아버지에게 구걸하며 살았고 때로는 아버지의 파트타임 운전수로 일했다. 그의 아들은 할아버지의 장례식 뒤 표백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피카소는 목표의식이 없고 무책임한 아들을 경멸했다. 피카소는 손자들 앞에서 아들에게 “넌 어떻게 네 자식들도 거두지 못하냐? 너는 이류인간이야. 너는 지금 내 소중한 시간을 축내고 있어. 나는 왕이야 그런데 너는?”이라고 질책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죽고 2년 뒤 54세에 죽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 30%를 유산으로 받았으나 쓰지도 못했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시간이 가난한 사람의 시간에 비해 더 가치 있다고 여긴다. 시간당 버는 돈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안일, 자녀를 돌보는 일은 사람을 고용해 해결한다.

금수저로 태어난 아이들은 흙수저 아이들에 비해서 홀로 보낸 시간, 부모가 아닌 다른 어른들(보모, 가정교사)과 보낸 시간이 더 많다. 이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부모와 덜 가깝다. 아이는 부모와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피카소의 아들은 그렇지 못했다.

미술교사였던 피카소의 부친은 그에게 1년 동안 학의 다리만 그리게 했을 정도로 열심히 교육했다. 부모님의 모범적인 훈육 사랑, 자신의 노력이 발효돼 미술사 최고의 천재가 탄생했다. 피카소는 자식들이 어릴 때는 귀여워했으나 청소년기에 접어들자 애정을 거두었다. 이 이야기는 피카소의 손녀가 쓴 자서전에 나온다.

‘호랑이 밑에서 고양이 새끼 나왔다.’ 부친은 시대를 풍미한 영웅인데 자식들은 왜 저모양일까? 고금의 역사는 그런 사례를 많이 보여준다. ‘부자 3대 못 간다’ 왜 그럴까? 피카소가 잘 보여준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천재’라고 착각해 우월감에 빠진다.

인간사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 자식농사다. 아이는 부모와 멀어질수록 사회적으로 낮아지고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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