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관저정치’… 與지도부 회동 전 권성동·장제원과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핵심 의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7일 “윤 대통령이 여당 중진 의원을 비롯해 다양한 인사들을 관저에 초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관저에 입주한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17일)와 관저에서 회담한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장제원 의원의 만찬은 지난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보다 며칠 앞서 있었고, 부부 동반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특히 권·장 의원이 윤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9월 원내대표직을 사퇴했고, 장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2선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여권 관계자는 “권·장 의원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가 됐다는 시선이 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화합의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두 사람의 역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국면 타개나 내년 전당대회 국면에서 두 사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할 때도 권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고 장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관저에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반려견 ‘써니’ 이야기를 꺼내며 “‘빈 살만 왕세자가 써니를 너무 예뻐해 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그래도 얘는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왕세자가 (써니를) 못 봐서 다행”이라고 농담했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왔을 땐 반려견들이 낯선 사람이라고 짖을까 봐 모두 경호동으로 보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서초동 사저에 살 때부터 반려견 다섯 마리와 반려묘 다섯 마리 등 총 10마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관저를 방문한 한 인사는 “반려묘는 주로 주거동에서 생활하는데 반려견들은 자주 정원에 나와 산책해서 그런지 홀쭉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 만찬 때 “월드컵에서 우리가 계속 잘해서 사우디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 우리가 져 줄 수도 없고”라는 농담도 했다고 한다. 최고의 축구 선수로는 70년대 네덜란드 스타 요한 크루이프를 꼽으며 “정공법을 쓰는 선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엔 관저에서 지인들과 월드컵 한-우루과이전을 TV로 시청했다고 한다.
관저는 업무동(260평), 주거동(160평)과 야외 정원, 경호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저를 방문했던 인사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관저 내부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이다. 업무동은 응접실을 지나 휴게 공간과 소회의실, 리셉션장과 연회장 등이 이어진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건희 여사 안내를 받으며 돌아본 곳이 이 업무동이다. 휴게 공간에는 작은 실내 연못과 단풍나무가 있고 연회장 천장은 한지, 병풍은 동양화로 꾸몄다고 한다. 업무동에서 복도를 지나면 주거동으로 연결된다. 주거동은 주방과 거실, 내실 등으로 이어지고, 주방 옆엔 손님들이 머무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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