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무너진 塔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1. 28. 03:04
본선 2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흑>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흑>
<총보>(1~243)=마치 서부 활극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다. 두 고수는 장장 7시간 여에 걸쳐 속사(速射) 건맨처럼 총격전을 펼쳤다. 대마 공방전이 계속 이어진 바둑판 곳곳엔 선혈이 낭자했다. 커제는 끊임없이 챙기고 닦고 흔들었고, 신민준은 참고 되받아치며 살수(殺手)를 날렸다. 올 한 해 두어진 가장 파란만장한 바둑을 뽑는다면 열 손가락 안에 들 만한 내용이었다.
백이 주도한 장면이 더 많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바둑이다. 특히 마지막 순간 공든 탑을 무너뜨린 196, 198 두 수가 뼈아팠다. 200에서 초읽기에 몰린 다급함이 감지된다. 참고도 1에 막으려던 순간 흑 2, 12가 보이자 급선회한 것인데 201의 대응이 좋아 수상전을 피할 수 없었다. 백의 입장에선 ‘라스트 스퍼트’가 부족했던 레이스였다.
일각에선 커제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 바둑에서 보여준 그의 버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시간 안배 능력도 완벽했다. 둘 간 상대 전적은 커제 기준 6승5패가 됐다. (149 155 161 167 173…143, 152 158 164 170 175…146, 229…86, 231 237……227, 234 240…228, 265수 끝 흑 불계승, 244수 이후 생략, 소비 시간 백 3시간 26분, 흑 2시간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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