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축구공의 공정

강춘진 기자 2022. 11.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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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 대회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다.

그 해 7월 30일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열리기 전 양팀은 서로 자국산 공을 사용하자고 맞섰다.

4대2 역전승을 일군 우루과이가 월드컵 초대 챔피언에 오른 데는 축구공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부터는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으로 '공인구'를 제작(아디다스 전담)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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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 대회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다. 그 해 7월 30일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열리기 전 양팀은 서로 자국산 공을 사용하자고 맞섰다. 축구공 사용 규칙이 따로 없어 생긴 일이다. 결국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 공, 후반전에는 우루과이 공을 교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가 2대1로 앞섰다. 그런데 공을 바꾼 후반전에는 우루과이가 세 골을 몰아넣었다. 남의 나라 공을 찼던 아르헨티나는 한 골도 얻지 못했다. 4대2 역전승을 일군 우루과이가 월드컵 초대 챔피언에 오른 데는 축구공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후 축구공 사용 규칙이 정해지고 ‘인정구’가 탄생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부터는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으로 ‘공인구’를 제작(아디다스 전담)하기에 이르렀다.

월드컵 첫 공인구 명칭은 텔스타(Telstar). 멕시코월드컵이 세계 최초로 전 세계 위성 생중계 되는 것을 기념해 방송통신용 위성 텔스타에서 따왔다. 흑백 TV 화면에서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흰색과 검정색 조각을 섞어 5/6각(5대양 6대주 상징) 형태로 만든 이 축구공은 당시엔 혁신 디자인이었다.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에는 초당 500회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센서가 장착돼 있다. 센서는 선수가 슛이나 패스를 할 때 공과 발이 접촉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인간인 심판의 눈으로는 잡아내지 못하는 오프사이드를 순식간에 판독해 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조별 리그 경기 결과는 역대 최대 이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승리에는 축구공 센서를 바탕으로 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첫 골을 먼저 넣은 아르헨티나는 이후 상대 골망을 흔든 3골이 오프사이드에 걸려 1대 2로 역전패했다.

축구의 승패는 골이 결정한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라도 골이 없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전력상 열세인 약팀도 골문을 잘 지키고 골을 넣으면 ‘기적’을 일굴 수 있다.

FIFA 측이 대회 때마다 공인구 제작에 공을 들이고 과학기술력까지 동원해 발전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의 핵심 장비(축구공)만이라도 외적 변수 없이 공정해야 한다는 뜻일 게다. 대회에 나서는 모든 출전국이 같은 조건에서 자웅을 겨루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축구공이 연출하는 월드컵 드라마는 예측 불허다.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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