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조선산업 ESG 경영으로 세계 1위 품격을

국제신문 2022. 11.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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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반영해 기업을 운영해야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을 평가하면서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적인 정량 지표가 기준이었으나 기후변화 등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환경 산업재해 등 비재무적인 지표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평가에 있어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 투자자와 소비자들도 기업을 재무적 가치가 아닌 비재무적 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ESG 경영의 비재무적 성과 판단 기준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로 나누어 판단할 수 있다. 먼저 환경 평가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친환경 제품 등으로 구성되고 사회 평가는 인적자원관리 산업안전 제품 및 서비스 안전성 공정경쟁 등으로 구성되고 지배구조는 주주 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감사제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ESG 경영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를 꼽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지구에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통해 자연을 보호’한다는 기업 목표를 내세우는 세계적인 친환경 모범기업이다. 지난 9월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은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회사 지분 100%(약 4조 원)를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재단 환경단체에 넘기면서 다시 한번 더 그 진가를 발휘했다. 이에 경영계에서는 파타고니아가 ESG 경영을 뛰어넘는 새로운 표준을 수립했다고들 한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매출 1위가 아닌 진정 기업 품격 가치 1위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의 조선산업은 선박 수주량 건조량 기술력 등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산업이다. 이런 조선업계에서도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소가 중심이 돼 ESG 추진 위원회를 두고 친환경 기술 개발, 인권경영, 혁신경영 등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조선업계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LNG 추진선, 암모니아, 수소 추진선 등 친환경 고효율 연료 추진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선박으로부터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 등 환경(E) 분야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회(S) 평가에서 살펴보면 조선산업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만인율이 1.17%로, 전국 제조업 평균치인 0.73%를 크게 웃돌고 있고 지배구조(G) 평가 분야는 가끔 어느 조선소에서 협력사 납품가를 후려쳐 가격을 낮추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주주 이익은 물론 이해관계자(협력사) 및 근로자를 배려한 경영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사회(S) 평가 및 지배구조(G) 평가에서는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형조선소는 환경적(E)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S) 지배구조(G)에 대한 ESG 경영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가 ESG 개념을 겨우 이해하고 있고 ESG가 또 다른 기업 규제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중소형 조선소 및 조선해양기자재 기업 또한 마찬가지로 기업의 재무적 평가에도 힘겨워 ESG 경영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영세한 중소형 조선소 및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의 ESG 경영 전환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하고 업계는 모두 ESG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조선산업의 중장기적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사회 경제적 필수적 목표이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ESG 경영 실천으로 기술 1위뿐만 아니라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품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상목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전공 공학박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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