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응원가

기자 2022. 11.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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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의 위력으로 겨울에 열리면서 다소 김이 빠졌지만, 월드컵은 여전히 지구인의 가슴을 뛰게 한다. ‘어게인 2002년’이 대한민국 월드컵의 슬로건이지만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국가대표 못지않게 스타가 된 가수가 있었다.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른 윤도현밴드(현 YB)였다. 붉은악마가 제작한 이 노래는 유럽 프로축구 현장에서 구전돼 온 응원가였다. 애당초 붉은악마 측이 남성 듀오 캔에 제안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거절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이후 나온 수많은 응원가가 이 노래를 뛰어넘지 못하는 걸 보면 응원가는 월드컵 성적에 비례한다.

축구에 광적인 유럽대륙으로 가면 응원가가 넘쳐난다. 그룹 퀸이 부른 ‘위 윌 록 유’와 ‘위아더 챔피언’은 응원가의 고전이 됐다. 요즘은 주인이 따로 없을 정도다. 영국은 축구와 팝의 종주국답게 비틀스와 엘턴 존의 노래를 개사해서 많이 부른다. 특이한 것은 미국의 팝스타 닐 다이아몬드가 부른 ‘스위트 캐롤라인’이 영국 대표팀의 응원가로 불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친숙한 가사와 옛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독일은 빌리지 피플이 부른 ‘고 웨스트’를 선호한다. 펫숍보이즈가 리메이크하여 대표적인 월드컵 응원가로 자리 잡았다. 더 펜즈가 부른 ‘오 레오 레오 레’는 스페인어로 ‘아자, 힘내자’라는 뜻으로 스페인 응원가로 자주 쓰인다.

이밖에도 브라질의 떠나갈 듯한 부부젤라, ‘둥둥 후’로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박수도 브랜드가 됐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 이탈리아는 특이하게도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응원가로 부른다. 축구를 사랑하는 그들에겐 속 쓰린 연말이 될 듯하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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