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가나전, '손톱' 뜰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강호’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겨 H조 공동 2위(승점 1)에 자리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인 16강행이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 겨우 승점 1만 획득했을 뿐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가나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가나에 비기거나 패하면 16강 진출을 위해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이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로 H조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포르투갈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특히 가나에 패할 경우 포르투갈 전에서 승리하더라도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살얼음판을 걷게 된다.
한국이 상대할 가나는 아프리카 축구 전통의 강팀이다. FIFA 랭킹은 61위다. 이번 대회 참가한 32개팀 가운데 가장 낮다. 본선 조 편성이 확정될 당시 한국(28위)의 ‘1승 제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력이 만만치 않다. 포르투갈(9위)과 1차전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아깝게 패했다.
가나는 우루과이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그런 만큼 다른 맞춤형 전술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루과이전과 달리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는 점에서 보다 공격적인 전술이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공격 배치다. 이른바 ‘손톱(TOP)’이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는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됐다. 황의조는 후반 교체되기 전까지 상대 진영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수비를 압박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한 차례 놓치는 등 결정력에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이번 가나전에선 골 해결사 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이 전방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거나, 황의조 또는 조규성(전북현대)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2연전 당시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활용한 바 있다. 특히 ‘가상의 가나전’으로 불렸던 카메룬과 경기에서 손흥민을 원톱으로 두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스피드가 뛰어난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두는 작전을 실험한 바 있다. 가나전을 염두에 둔 맞춤형 전술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의 허술한 수비 뒷공간을 스피드로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앞세워 가나전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1차전 우루과이전에 이어 또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황희찬은 대표팀 합류 때부터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에 불편함을 느껴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해왔다. 황희찬을 대신해 우루과이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나상호(FC서울)나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정우영이 그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한국 승리 확률 40.9% 우세…‘중원 사령탑’ 파티 주의
축구 기록 전문 매체 옵타는 한국의 승리 가능성을 40.9%로 우세하게 점쳤다. 가나의 승리 확률은 31.3%, 무승부 확률은 27.8%였다.
옵타는 한국이 주의해야 할 가나 선수로는 토머스 파티(아스널)를 꼽았다. 파티는 가나의 ‘중원 사령탑’으로 포르투갈전에서 가나 선수 중 가장 많은 터치(68회), 성공적인 패스(47회), 태클(4회)을 기록했다. 미친 듯한 활동량과 공수 조율을 앞세워 패스 성공률도 85.5%에 달하는 등 가나 공격의 시작은 파티의 발에서 시작된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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