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야당 “이상민 파면해야”… 박진 이어 ‘해임건의안’ 추진되나 [이슈+]

구현모 입력 2022. 11. 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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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상민 파면 최후통첩…해임건의안 카드 만지작
파면 요구 거부한 대통령실, 국정조사 보이콧 검토?
이태원 참사 유가족·전문가도 “사퇴해야” 한 목소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파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을 시사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된다면 역대 7번째로 장관이 국회로부터 불신임을 받는 사례로 남게 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野 “28일까지 파면” 최후통첩…與, 국조 ‘보이콧’ 검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은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와 국민의 성난 여론을 더 이상 궁색하게 피하려 하지 말라”며 “이상민 장관을 계속 감싸고 지키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고 구차해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등 과거 대형 참사 때도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책임자들이 사의 표명을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에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한달이 되기 전인 이달 28일까지 이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해임건의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이 이처럼 강공 모드로 전환한 배경에는 유가족들 역시 이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지난 7~8일 ‘코리아리서치’가 MBC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이상민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54.4%, ‘사퇴할 필요없다’는 응답은 39.6%였다.

그러나 여당은 국정조사 전에 이 장관의 거취를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이상민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제사를 지내기도 전에 젯밥부터 먹어치우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 혹은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이유를 두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이 계속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할 경우 여야가 합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국정조사 보이콧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정조사 특위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 총 1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尹정부, 벌써 두 번째 해임건의안 정국…또 거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삼분의 일(100명)이 발의하고 과반수(150명) 찬성이 있으면 본회의를 통과되므로 민주당 의석(169석)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행정부의 독재를 견제하기 위해 헌법에도 규정되어 있는 권한인 만큼 이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역대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국무위원은 총 7명이다. △1955년 임철호 농림장관 △1969년 권오병 문교부장관 △1971년 오치성 내무부장관 △2001년 임동원 통일부 장관 △2003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2016년 김재수 농림부 장관이다 △2022년 박진 외교부 장관이다. 이 중 5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국회로부터 불신임을 받고도 물러나지 않은 사례는 박근혜 정부 당시 김재수 농림부 장관 사례와 지난 9월에 있었던 박진 외교부 장관 사례다. 국회는 지난 9월29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미국 순방 중 비속어 파문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통과된 지 하루 만에 윤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과 달리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훨씬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50명 이상이 숨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비속어 파문 당시보다 훨씬 부정적인 데다 유족들도 이 장관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21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참사로 30대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은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현재 책임자가 하나도 없다. 이만한 사건이 났는데 무능도 아니고 방치 하지 않았느냐”며 “제일 관련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진실 규명도 제대로 될 것”이라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권이 이상민 장관에 대한 거취를 선제적으로 정리를 해야 했는데 지금은 국민들이 보기엔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것처럼 보여 여론이 좋지 않다”며 “대통령은 법조인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 결과 같은 법적인 책임이 아니라 (이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이태원 참사 있는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받아들이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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