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후위기 해법, 시야 넓히면 보입니다” [차 한잔 나누며]
“기술·목표·수요 서로 긴밀히 연결
도시 재설계 차량 이동 줄이는 등
공간 매개 에너지 수요감소 주력
고양시와 협업… 탄소배출량 추적
다양한 감축수단 발굴해 나갈 것”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GIH) 총괄책임자 마삼바 티오이(사진)는 제27차 UNFCCC 당사국총회(COP27)가 한창이던 지난 1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GIH의 최우선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결의가 이뤄져 출범한 GIH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혁신을 촉진하는 걸 목표로 한 조직이다. 티오이는 UNFCCC에서 감축방법론 개발·평가 업무를 13년간 담당해왔고 현재 GIH를 이끌고 있다.
흔히 혁신이라고 하면 ‘기술’에 한정된 개념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GIH가 촉진하고자 하는 혁신은 기술뿐 아니라 ‘목표’와 ‘수요’까지 고려한다. 이 세 가지는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혁신의 필요성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우나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 이는 드물 것이다. 혁신은 기후위기가 아니더라도 빈곤·빈부격차 등 여러 문제에 부닥친 사회나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에 줄곧 요구되지만, 실제 혁신의 사례라 불리는 걸 보면 그 양태나 계기가 가지각색이다. 티오이 또한 혁신의 정의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그는 혁신의 단서로서 ‘시야의 확장’을 제시했다.
“감축에 있어서 수송 부문을 봅시다. 우리는 보통 더 효율적인 전기차 개발·보급을 대안으로 떠올릴 겁니다. 혁신은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할 텐데, 시야를 넓혀보는 겁니다. 전기차가 오가는 공간으로서의 도시가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를 새로 설계해 학교나 직장을 오가는 거리를 줄여 차량 이용 자체를 줄이는 겁니다. 이건 단순히 기술 기반 접근이 아닙니다. 수송이 이뤄지는 공간, 즉 도시로 관점을 옮긴 뒤에는 이전의 정책이나 재정 운영,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난 감축 수단을 찾아낼 수 있는 겁니다.”
티오이는 한국이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디지털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사회의 탈탄소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동시에 그 자체로도 녹색 전환을 이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자체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상당히 앞선 한국은 결국 강력한 수단을 이용하는 동시에 매우 중요한 과제까지 풀어야 하는 겁니다.”
샤름엘셰이크(이집트)=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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