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의 저주는 없다, 전설의 반열 오른 ‘23세 음바페’
카타르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직전 대회 우승국은 일찍 탈락한다는 ‘우승컵의 저주’도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프랑스는 27일(한국 시각) 카타르 구칠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D조 2차전에서 덴마크를 2대1로 꺾고 승점 3점을 보태면서 토너먼트에 선착했다. 직전 월드컵 우승국이 16강에 진출한 건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우승컵의 저주는 1998년(프랑스), 2006년(독일), 2010년(스페인), 2014년(독일) 대회 우승국이 마치 저주에 발이 묶인듯 16강 문턱에서 줄줄이 떨어져나가면서 생긴 말이다.
이번 월드컵에도 독한 저주가 프랑스에 드리우는 듯했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중원의 핵심인 폴 포그바(29·유벤투스)와 응골로 캉테(31·첼시)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지난 6·9월 열린 유럽 네이션스리그 6경기에서 1승 2무 3패에 그치며 자존심도 구긴 상황이었다.
◇저주 푼 ‘음바페 마법’
수퍼스타는 음바페였다.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초반부터 거세게 덴마크를 몰아치더니, 후반 16분 테오 에르난데스(25·AC밀란)와 패스 플레이로 덴마크 수비를 뚫어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34분 덴마크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26·FC바르셀로나)이 동점골을 뽑았지만, 음바페는 5분 만에 앙투안 그리에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송곳 크로스를 허벅지로 받아 덴마크 골망을 또 흔들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때 열아홉 나이로 4골(득점 공동 2위)을 터뜨리며 파란을 일으킨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추가해 월드컵 통산 득점을 7골로 늘렸다. 월드컵 역사상 만 24세가 되기 전 7골을 넣은 선수는 이전까지 ‘축구 황제’ 펠레밖에 없었다. 1998년 12월 20일생인 그는 다음 달 24번째 생일을 맞는다. 대회 남은 경기에서 골을 보태면 이 부문에서 펠레를 넘어서게 된다.
A매치 통산은 61경기 31골이다.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108경기 31골)보다 47경기 덜 뛰고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프랑스 대표팀 디디에 데샹(54) 감독은 “음바페는 차이를 만들어낼 줄 아는 결정력을 갖췄다”며 “마치 증기기관차 같았다”고 했다.
◇아트 사커 지휘자는 그리에즈만
‘주연’ 음바페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진짜 플레이메이커는 앙투안 그리에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었다. 그리에즈만은 A매치 통산 112경기 42골로 프랑스 대표팀 역사상 셋째로 많은 골을 넣은 핵심 공격수다. 그러나 이가 아닌 잇몸으로 뛰어야 하는 이번 대회에선 다른 임무를 맡았다. 데샹 감독은 캉테, 포그바 등이 빠진 미드필드를 메우기 위해 전방 스트라이커인 그리에즈만을 2선으로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그리에즈만은 직접 골 사냥에 나서기도 했지만 음바페와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 뒤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팀 공격의 통로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위협적인 슈팅들은 그리에즈만 발끝에서 출발했다. 1·2차전에서 그가 만들어준 동료의 득점 기회(키패스)는 9차례에 달한다. 데샹 감독은 “그리에즈만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 예전처럼 골을 많이 넣지 못할 것”이라며 “그는 이 같은 희생을 감수할 수 있고 공격수가 많은 우리 팀에 균형을 주는 선수”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적, 전람회 출신 故서동욱 추모 “모든 걸 나눴던 친구”
- 선관위, 현수막에 ‘내란공범’은 OK…’이재명 안 된다’는 NO
-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햄버거 계엄 모의’...예비역 대령 구속
- ‘검사 탄핵’ 해놓고 재판 ‘노 쇼’한 국회…뒤늦게 대리인 선임
- “너무 싸게 팔아 망했다” 아디다스에 밀린 나이키, 가격 올리나
- 24년 독재 쫓겨난 시리아의 알-아사드, 마지막 순간 장남과 돈만 챙겼다
- 검찰, 박상우 국토부장관 조사...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 공주서 고속도로 달리던 탱크로리, 가드레일 추돌...기름 1만L 유출
- “이제 나는 괜찮아, 다른 사람 챙겨줘” 쪽방촌 할머니가 남긴 비닐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