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뮤지컬부터 오페라까지…새롭게 풀어낸 제주 역사
[KBS 제주][앵커]
제주의 역사를 문화 예술 콘텐츠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지역 문화 예술계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현장을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리에 나타난 초록색 군복의 군인들.
서북 청년단의 등장에 마을 청년들이 공포에 떨고, 빠른 템포의 음악과 함께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제주 4·3 당시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된 '1954년 9월 21일'을 제목으로 내건 거리 공연으로, 사건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역사적 비극을 다뤘습니다.
[백수빈·강지현/관람객 : "원래 4·3 사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재현해주시는 거 보니까 마음도 짠하고. 거리에서 하다 보니까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기획부터 연출까지, 지역 청년들이 맡아 거리극 뮤지컬 형태로 4·3의 아픔을 재현했습니다.
[송준한/공연 기획자 :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니면 공연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4·3이라는 사건의 내용을 신선하게 제공할 수 있지 않나."]
이처럼 제주 역사를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려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로 유배 온 다산 정약용의 조카, 정난주의 제주 유배 일대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 공연도 막을 올렸습니다.
다음 달에는 1940년대 김녕초 교사로 근무하며 학생들과 세계자연유산, 만장굴을 발굴했던 부종휴 선생의 일대기가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합니다.
[박소민/김녕초등학교 5학년 : "또래 친구들이 선생님과 그렇게 했다는 게 새롭고 신기했어요. (관객들한테) 만장굴의 유래와 만장굴에 대해서 더 널리 알리려고 해요."]
김녕초 학생 등 20여 명이 참여하는데, 부종휴 선생을 주인공으로 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혜명/총감독 : "아이들과 선생님이 탐사하면서 발견한 세계유산인 거예요. 그런 이야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알았을 때 제주도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고."]
제주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지역 문화 예술계에 활기 또한 불어넣는 계기가 될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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