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초읽기…이재명, 당내 결속 다지며 ‘전열 정비’
“털어보라” 검찰 향해 강공
민생 행보에서 기조 선회
비명계 동향도 영향 미쳐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
내달 취임 100일 메시지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부 결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을 정면 비판하며 ‘사법 리스크’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침묵하는 의원들 마음이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에 응하는지가 당내 여론에도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 연일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든지 털어보라”며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날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 방송에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하다”며 검찰의 야당 인사 수사를 “새로운 국가폭력범죄”로 규정했다. 민생 집중에서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로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재명(친명)계 최고위원들도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라는 해시태그 달기 캠페인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22일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나치 운동가 마르틴 니묄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낭송했다. 나치가 유대인을 탄압했을 때 침묵했던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침묵하는 의원들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지도부가 ‘이재명 지키기’ 강공 모드로 선회한 배경에는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 동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자 이들의 당직 정지와 이 대표의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에서 “당이 검찰과 사법적 진실 공방을 주고받는 주체로 나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23일 김 전 부원장 사표를 수리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일부 비명계 의원들 지적을 수용하면서 내분 수습을 시도했다. 정성호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수사하는 상황쯤에 (이 대표의) 의견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가 예정된 다음달 국면전환을 위해 검찰이 이 대표의 소환을 통보하리라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은 “국정조사에서 여당에 불리한 증인들이 나올 때 압수수색을 한다든가 (이 대표를) 소환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다음 총선 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할지가 당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명계 한 의원은 “아직 혐의 사실을 모르는데 간다, 안 간다고 어떻게 예단해 말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명계 한 의원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방탄국회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당당하게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다음달 5일 취임 100일에 특별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대장동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요구 기자회견을 제외하면 대표직 취임 후 정식 기자회견을 연 적이 없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임 100일 메시지를 고심하고 있다”며 “기자간담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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