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비 등 예결위 공전…예산안 시한내 처리 ‘빨간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4일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직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실시'하기로 의결하면서, 예산안 처리 시간표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2일) 5일을 앞둔 27일까지도 여야 입장이 팽팽한 쟁점 예산은 대부분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직전 최종 관문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 공전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야, ‘소소위’ 밀실합의 우려
지난 24일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직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실시’하기로 의결하면서, 예산안 처리 시간표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2일) 5일을 앞둔 27일까지도 여야 입장이 팽팽한 쟁점 예산은 대부분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직전 최종 관문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 공전하고 있다. 법정 처리 시한은커녕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9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국회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이하 예산소위)는 28일 정무위·국토교통위·운영위 소관 부처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한다. 예결특위는 지난 22일까지 감액·증액 심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속도다. 개별 상임위 예비심사도 끝나지 못한 예산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예결특위 예산소위에서도 쟁점 예산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대부분 보류됐기 때문이다.
예산소위에서 보류된 대부분의 예산은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이다. 지난 18일 예산소위는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사업’(217억6200만원) 등 청와대 개방·활용 관련 예산의 심사를 보류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개방 및 대통령실 졸속 이전 과정에 의문이 있고, 특히 개방된 청와대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 건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문화재청의 관련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온 뒤 더 논의하자고 했다.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증액해서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소위는 외교부 장관 영빈관 설치 예산 21억7400만원 심사도 보류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용산 이전에 따른 파생 비용”이라며 전액 삭감을,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트집을 잡고 있다”며 원안 사수를 주장한다. 경호처 등 대통령실 관련 예산 심사도 예산소위에서 보류됐다.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정부 정책 관련 예산도 줄줄이 보류됐다. 지난 17일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경찰국 경비 및 인건비 총 6억300만원 가운데 경비는 2100만원, 인건비는 1억원 삭감하기로 의결했지만, 이후 예산소위에서 여야가 다시 큰 이견을 보이면서 경찰국 관련 예산 심사가 보류됐다. 공직자 인사 검증을 위해 지난 6월 법무부에 신설된 인사정보관리단 관련 예산도 민주당이 예산소위에서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 등 사법부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는 것이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70억6200만원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165억600만원을 삭감한 용산공원 개방 및 조성 사업(303억7800만원)도 예산소위에서 심사가 보류됐다. 민주당이 용산공원 관련 예산은 삭감하면서 ‘이재명표 예산’인 공공임대주택 예산(정부안 16조8836억원)은 5조9409억원 증액한 것을 국민의힘이 문제 삼으면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무위에서 보훈수당 예산을 정부 동의 없이 증액한 데 반발하고 있다.
예산소위에서도 보류된 예산안은 결국 여야 예결특위 간사 등이 속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비공개로 수정안을 만드는 이른바 ‘소소위원회’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막판 ‘밀실 합의’ 논란이 예상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시간이 짧아지지 않도록 여야가 예산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정조사 때문에 예산안 심사를 부실하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예결특위 관계자는 “(예산 심사가) 길어지면, (국정조사 기간을 본회의 의결로) 늘리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심우삼 기자 lovelette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군주의 시대…참사 책임보다 무거운 불경죄
- 중 ‘코로나 봉쇄’ 반발 시위 확산…“심상치 않은 분위기”
- 카타르월드컵 관중석에 기어이 욱일기가 등장했다
- 아프간전 한달 포탄, 우크라선 하루에…러·서방 무기고 바닥
- 코스타리카 ‘원샷 원킬’에 무너진 일본… ‘죽음의 E조’ 안갯속
- 47년 된 산불헬기 추락…탑승 미신고 여성 2명 신원확인 안돼
- 업무개시명령이 ‘전가의 보도’?…내용·절차 모호 ‘사실상 사문화’
- 김정은은 왜 ‘첫째’ 아들 아닌 ‘둘째’ 딸을 데리고 다닐까
- “김민재 출전 불투명, 황희찬 못뛰어”…벤투호 덮친 ‘부상 변수’
- [단독] 황의조 인터뷰 통역 ‘거부’?…애초 통역사 배치도 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