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안고 달리는 청소년 배달노동자들…2명 중 1명 “사고 경험”

강현석 기자 2022. 11. 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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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청소년노동센터 조사
산재보험 가입률 42.3% 그쳐
대행업체 ‘안전 불감증’ 심각

청소년 배달노동자 2명 중 1명은 오토바이를 몰다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산업재해 보험에 가입된 청소년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노동이 금지된 야간이나 휴일에도 배달일을 하는 등 관련법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광주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청소년노동센터)는 27일 “청소년 배달노동자들의 실태조사 결과 2명 중 1명(50%)은 오토바이를 몰다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소년노동센터는 광주지역에서 배달노동을 하는 24세 미만 청소년 6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청소년 배달노동자는 고등학생이 67.3%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생은 17.3%, 대학생은 9.6%였다. 배달노동을 하다 사고를 당한 청소년들의 평균 사고 횟수는 2.5회나 됐다. 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배달노동 종사 기간이 길수록 크게 늘어났다.1년 이상 배달에 종사한 청소년 노동자의 88.9%가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사고 횟수는 ‘3회 이상’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헬멧 등 안전 보호 장구 없이 배달하는 청소년은 61.5%에 달했다. 배달대행업체는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지만, 42.3%는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

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산재보험 가입률도 42.3%에 그쳤다. 산재보험 가입은 2021년 7월 의무화됐는데도 절반이 넘는 청소년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법을 위반한 부당 노동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오토바이 면허 없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배달을 시작한 경우도 있었다. 오후 5시 하교 이후 시작된 배달노동이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고 주말에는 점심 때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하기도 했다.

김류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직업교육위원장은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내몰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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