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대학까지 퍼진 中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시진핑 물러나라"(종합)

김민수 기자 2022. 11. 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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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검열에 항의하는 뜻으로 백지 들고 시위
시진핑의 모교 칭화대에서도 수백명 학생이 백지를 들고 시위 벌여
27일 신장 우루무치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제로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한 상하이 지역에서 경찰들이 사람들을 해산하고 있다. 2022.11.2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의 일일 확진자가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당국의 더 엄격한 봉쇄 조처를 할 것이라는 우려와 더불어 이에 대한 대중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6일 기준 중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유증상 3709명, 무증상 3만6082명, 도합 3만9791명으로 집계됐다. 엄격한 방역 정책을 고수했음에도 확신세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엄격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응급 서비스가 느려지고, 결국 제때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가 두드러지면서 대중의 반발을 샀다.

◇신장 '우루무치 화재 참사'로 10명 사망…시민들 "中 봉쇄 때문에 대처 늦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의 도화선은 지난 24일 밤 우루무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엄격한 방역 조치 탓에 대응이 늦어지면서 10명이 사망하고 9명 부상하자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당국의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주민들의 외출이 제한되면서 아파트 인근에 많은 차량이 주차돼 소방차가 적시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비난했다.

또한 아파트 인근에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라서 장애물을 설치한 것도 진입이 늦어진 또 다른 원인이 됐다.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이 웨이보 등 중국 SNS에 대거 올라왔다.

화재는 24일 오후 7시 49분께 시작됐으며, 약 2시간 5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15층에서 시작된 불이 위층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많이 퍼져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우루무치 전역은 올 8월 초부터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27일 베이징의 칭화대학교 학생들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2022.11.2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시진핑 모교' 칭화대서도 '백지 시위'…"우린 자유를 원한다"

중국 대학가에서도 당국의 무리한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칭화대 한 재학생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7일 오전 11시30분에 학생들이 매점 입구에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동참했다. 지금은 200~300명 정도가 모였다"면서 "우리는 국가(國歌)와 '인터내셔널가'를 불렀고 '자유가 승리할 것이다'라고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학생들은 AFP에 칭화대의 쯔징위안 매점 외부 안뜰에 모여 검열에 항의하는 백지를 들고 있는 시위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핵산 검사 없이 우리는 음식을 원한다"나 "봉쇄 반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를 외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으로도 퍼진 동영상에서는 같은 장소에 모인 학생들이 연사 주변에 모여 "이건 정상적인 삶이 아니다. 우리 삶은 예전과 다르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또다른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졸업한 학교로도 알려졌다.

여러 목격자들은 여러 사람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위 영상이 나온 직후 트위터와 같은 웨이보 플랫폼에서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칭화대뿐만 아니라 베이징 대학을 포함해 중국 전역의 대학에서 지난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에 반대하는 구호가 대학가 벽에 낙서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26일 밤 12시 무렵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쉽게 시위에 참석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적어도 100명에서 200명 정도가 있었으며 사람들이 "코비드 테스트 노(No), 자유는 예스!(Yes)"를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26일 중국 난징의 통신대학에서 우루무치 화재 참사 이후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사람들. 2022.11.26/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상하이 등 주요 도시서 발생한 反정부 시위…전문가 "당에서 더 강경한 대응할 듯"

상하이 시내에서 수백 명의 대학생이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26일 군중들은 경찰의 제지에도 더 모여들기 시작했고,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를 요구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널리 퍼진 상하이 시위 영상에는 수십 명의 경찰을 마주한 군중이 "국민에게 봉사하라"거나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AFP에 따르면 중국어로 우루무치(Urumqi)의 이름을 딴 상하이 중심가 거리에서 "시진핑, 물러나라! 중국 공산당, 물러나라!"라고 외쳤다.

상하이는 올해 초 두 달 동안 봉쇄되면서 대중들의 분노가 누적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신을 신장 출신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난징의 중국 통신대학에서 열린 모임에서 "내가 겁쟁이라고 느꼈지만, 지금 이 순간 일어설 수 있다고 느낀다"며 "나는 내 고향을 대변하고 화재 참사로 친척과 친지를 잃은 친구들을 대변하고 고인들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27일 현지시간 오전 2시에 시위가 진행됐으며, 우루무치 화재 사망자 10명을 애도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수백 명의 사람이 상하이 시내에서 백지 종이와 흰 꽃을 들고 여러 교차로에서 시위를 이어나갔다.

한 영상에서는 수많은 군중이 경찰을 마주하며 백지를 들고 고함을 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여러 목격자들에 따르면 일부 인원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해진다.

중국 당국은 시위 영상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트위터나 웨이보에서 시위 관련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예일대 정치학 조교수인 댄 매팅리는 "이번 시위에 당이 대응하도록 심각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한 가지 대응이 탄압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일부 시위자를 체포하고 기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시위가 천안문 사태처럼 유혈 진압 등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엘리트 계층과 군부를 자신의 권력 아래 두고 있는 한 자신의 권력 장악에 의미 있는 위험에는 직면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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